잠들었던 군산조선소, 새 주인 만나 ‘신조 건조기지’로 부활하나
에코프라임·HD현대 양수도 MOA 체결
3년 간 블록 제작 물량·기술 지원 약속
700m 대형 도크·연간 조립량 25만 톤
K 조선 호황·한미 MRO…재도약 기대
입력 2026-03-13 15:47
전북 군산 산업의 상징으로 꼽혀온 군산조선소가 새 주인을 찾으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장기간 가동 중단과 부분 재가동을 반복해온 조선소가 본격적인 선박 건조 거점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지역 경제에도 새로운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13일 서울 용산 본사에서 HD현대중공업과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를 위한 합의각서(MO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최종 계약은 실사 절차를 거쳐 체결될 예정이다.
군산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군산조선소는 HD현대중공업이 2010년 약 180만㎡ 부지에 건립한 대형 조선 생산기지다. 그러나 글로벌 조선 경기 침체로 수주가 급감하면서 2017년 가동을 중단했고, 이후 2022년 부분 재가동을 통해 선박 블록 생산기지로 제한적으로 운영돼 왔다.
이번 인수 협상이 성사되면 군산조선소는 단순 블록 공장을 넘어 선박 건조 기능을 갖춘 조선소로 다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소 활성화를 위해 향후 3년간 자사 블록 제작 물량을 군산조선소에 발주하고 설계·구매·기술 지원도 제공하기로 했다. 자동화와 스마트 조선소 구축을 위한 기술 협력도 병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협력을 통해 군산조선소가 ‘협력 생산기지’에서 ‘신조 선박 건조기지’로 단계적으로 역할을 확대할 것으로 보고 있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자산 양수도 이후 군산조선소에서 선박 신조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양수 이후에도 기존과 같은 수준의 블록을 공급받는 만큼 양사와 지역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인수 추진의 배경에는 국내 조선업의 회복세도 자리 잡고 있다.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와 글로벌 발주 증가로 ‘K-조선’이 다시 호황 국면에 진입하면서 추가 생산거점 확보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미 간 조선 협력 프로젝트 논의가 확대되면서 군산조선소를 미 해군 유지·보수·정비(MRO) 거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이 전략적 투자자로 나선 점도 주목된다. 이 회사는 국내 대표 조선사인 HJ중공업을 자회사로 두고 있어, 군산조선소와의 연계를 통해 조선 전문 그룹으로의 확장을 꾀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군산조선소의 물리적 인프라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약 700m 길이의 대형 도크를 갖춰 대형 선박 동시 건조가 가능하고, 연간 18만 톤급 벌크선 12척을 건조할 수 있는 조립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1650톤급 골리앗 크레인과 1.4㎞ 길이의 안벽 등 대형 조선소에 버금가는 설비도 갖추고 있다.
지역사회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조선소 가동 중단 이후 침체됐던 군산 산업 생태계가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 관계자는 “그동안 우여곡절을 겪던 군산조선소가 제자리를 찾게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면 군산조선소가 우리 지역뿐 아니라 국가대표급 조선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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