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임대인’에 인센티브 주면 자연스레 공급 늘것
■류성현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변호사
양도소득세 기본세율 적용 혜택 제공
다주택자, 시장 안정 파트너로 품어야
입력 2026-03-15 17:41
올해 5월 9일이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된다. 정부는 중과세 재개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집값이 안정되며 전월세 시장까지 숨통이 트일 것이라 기대한다.
현실은 다소 다르다.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시적으로 매물이 늘었지만, 대부분 10억 원을 웃도는 고가 주택들이다. 대출 문턱이 높은 상황에서 전월세 세입자가 이를 매수하기란 쉽지 않다. 그리고 유예가 끝나는 순간, 매물은 다시 잠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소득세를 합산한 양도소득세 최고 세율이 82.5%에 달하는 구조에서, 다주택자에게 집을 파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 아니다. 증여, 법인 전환, 혹은 보유세를 월세로 전가하며 버티는 쪽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보유세 인상까지 더해지면 결국 임대료 인상이라는 형태로 임차인에게 전가될 가능성이 높다. 현행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이후 4년이 지나면 임대료 증액 제한(5%)이 사라진다. 법이 보장한 4년의 안정 기간이 끝나는 순간, 임차인은 급격한 임대료 인상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결국 보호해야 할 임차인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과거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제도는 형식적 요건만 갖추면 세제 혜택을 부여한 탓에, 일부 임대인은 4년 거주한 기존 임차인을 내보내고 새 임차인과 계약하며 임대료를 대폭 올린 뒤 ‘5% 제한’의 기준점을 높이는 방식으로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에 필자는 기존 제도를 보완한 ‘착한 임대인 인증제’ 도입을 제안한다. 핵심은 단순하다.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형식적 요건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임차인을 보호한 임대인에게는 세제 인센티브를 주자는 것이다.
인증 요건은 세 가지다. ①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이후에도 기존 임차인의 추가 갱신 요구를 거절하지 않을 것 ② 매 갱신 시 임대료 증액을 직전 차임의 5% 이내로 유지할 것 ③ 부당 퇴거 요구나 보증금 미반환 등 임차인 주거를 해치는 행위가 없을 것이다.
이 요건을 충족한 임대인에게는 일정기간 동안 양도소득세 기본세율(6~45%) 적용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임대의무기간 없이 현 임차인과의 계약이 끝나면 언제든 매물로 내놓을 수 있어 시장에 자연스러운 공급이 이루어 질 수 있다. 반대로, 인증 요건을 충족하지 않는 다주택자 및 5월 9일 이후 새로이 다주택자가 되는 사람들에게는 현행 정책 기조에 맞게 양도세 중과,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 보유세 강화가 그대로 적용된다.
이 제도가 작동하면 임차인은 장기적 주거 안정을 확보하고, 임대인은 합리적 세부담 속에 보유를 지속하며, 정부는 매물 공급과 시장 안정을 동시에 얻는다. 다주택자를 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임대차 시장 안정화의 파트너로 전환시킬 수 있는 실용적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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