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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공급망 대응 ‘맞손’... 에너지·광물 다변화 더 속도내야

입력 2026-03-16 00:01

지면 31면
김정관(왼쪽) 산업통상부 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이 14일 도쿄 힐튼호텔에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관(왼쪽) 산업통상부 장관과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상이 14일 도쿄 힐튼호텔에서 한일 공급망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일본·호주 등 인도태평양 17개 주요국이 14~15일 도쿄에서 1차 ‘에너지 안보 장관회의 및 비즈니스 포럼’을 갖고 에너지 협력을 담은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는 “우리는 중동 정세를 감안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확대를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며 전력망 보호와 인프라 투자, 공급원 다변화, 에너지 장기 계약 등을 실행 방안으로 꼽았다. 특히 한국과 일본은 장관급 채널인 ‘산업통상 정책대화’를 신설하고 에너지 위기 대응을 위해 ‘공급망 파트너십(SCPA)’을 체결했다. 양국은 핵심 광물 공동 탐사와 투자, 액화천연가스(LNG) 스와프, 공급망 지원 등도 합의했다.

인도태평양 지역 주요국과 한일 양국이 에너지 공급망 안정에 뜻을 모은 것은 중동 사태로 에너지 수급 차질이 위험 수준에 달했음을 보여준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원유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도 급등해 국내 제조업에 충격을 주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은 핵심 가스인 헬륨의 90%를 카타르에서 수입하고 있다. 카타르는 세계 헬륨 생산의 30%를 차지하지만 이란의 생산 시설 공격으로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국내 기업에 불똥이 튀는 것은 시간문제다. 비료 원료인 요소 가격은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35% 급등했고 에탄올 가격은 10% 이상 크게 올랐다. 알루미늄 가격은 이달에만 8% 이상 상승해 4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기업들은 “일부 산업용 소재의 경우 한 달도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할 정도로 수급 불안이 심각하다.

에너지와 자원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미중 공급망 분절화에 이어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장기화하면 자원 빈국인 한국이 가장 큰 충격을 받게 된다. 정부는 에너지·원자재 수급 불안과 가격 급등이 제조업 기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을 갖고 대체 공급망 확보에 총력전을 펼쳐야 할 것이다. 이란 사태를 계기로 알타시아(Altasia·중국을 대체할 아시아 공급망)는 물론 남미와 중앙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에너지 수입선 다변화를 서둘러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와 금융 지원을 묶은 패키지 전략과 이들 국가와의 에너지 협력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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