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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진 “현대차·삼성이 이끄는 ‘새만금 대항해’를 꿈꾸며”

김춘진 헌정회 농림수산식품해양위원장(전 3선 의원·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현대차 9조 투자 계획… 새만금 부상

그린 에너지 생산 ‘ESG경영’ 최적지

모빌리티·배터리 결합땐 시너지 커

삼성, 2011년 23조 MOU 되살리고

균형발전·경제 도약 새 기회 살려야

수정 2026-03-25 17:37

입력 2026-03-18 18:08

지면 31면
김춘진 헌정회 농림수산식품해양위원장
김춘진 헌정회 농림수산식품해양위원장

지난달 전북 군산 새만금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맞잡은 손은 대한민국 경제사에 기록될 상징적 장면이었다. 현대차그룹이 결단한 9조 원 규모의 새만금 투자 발표는 수십 년간 ‘약속의 땅’으로만 머물러온 새만금이 비로소 ‘실천의 땅’으로 변모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번 투자가 이뤄지면 112만 ㎡ 부지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로봇 클러스터, 그린수소 플랜트가 들어서게 된다. 여기서 창출될 7만여 개의 일자리는 고사 위기에 처한 지방 경제에 수혈될 강력한 에너지원이자 진정한 지방 시대를 여는 결정적 모멘텀이 될 것이다. 다만 우리는 환호에 앞서 냉정한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과거 수많은 대형 프로젝트가 화려한 양해각서(MOU)라는 포장지에 갇힌 채 현장의 굴뚝 연기로 이어지지 못하고 스러져갔던 뼈아픈 역사를 기억하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선도적 투자는 새만금의 잠재력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보증수표가 됐다. 이제 이 동력을 꺼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거함인 ‘삼성’의 합류가 절실하다. 사실 삼성과 새만금 사이에는 2011년 23조 원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MOU가 무산됐던 해묵은 상처가 남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새만금은 10여 년 전과는 완전히 차원이 다르다. 항만 2부두가 연내 개장을 앞두고 있고 철도와 공항이 연계되는 ‘트라이포트(Tri-Port)’ 인프라가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현대차를 통해 제조와 물류의 최적지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제 새만금은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전략적 요충지’로 부상했다.

삼성이 새만금을 다시 주목해야 할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는 ‘에너지 주권’이다. 새만금은 7GW(확대 시 10GW) 규모의 재생에너지가 생산되는 국내 유일의 친환경 에너지 거점이다. RE100 달성이 글로벌 기업의 생존 조건이 된 시대에 풍력과 태양광 등 대규모 그린 전력을 생산하는 새만금은 삼성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뒷받침할 최적의 장소다.

둘째는 ‘산업 간 융복합 시너지’다. 현대차가 수소와 로봇 생태계를 조성하면 이를 보완할 차세대 에너지 저장장치(ESS), 바이오 플랜트, AI 기반 스마트 제조 시스템 분야에서 삼성의 초격차 기술이 결합돼야 한다. 현대의 모빌리티와 삼성의 반도체·배터리·에너지가 새만금에서 만나면 세계 최고의 ‘첨단 산업 메카’로 거듭날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와 정치권은 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인허가 절차를 과감하게 간소화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운동장을 만들어줘야 한다. 또 기업 임직원이 새만금으로 온 결정이 옳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교육·의료·주거 등 정주 여건 마련에도 행정력을 집중해야 한다. 기업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지방 균형발전’ 국정 철학을 실현할 가장 거대한 무대는 바로 새만금이다. 현대와 삼성이라는 대한민국 양대 거함이 새만금이라는 광활한 바다에서 함께 돛을 올린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다. 현대차와 삼성이 손잡고 행정과 정치권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설 때 비로소 새만금 ‘대항해 시대’의 문을 열며 대한민국 미래 성장의 새로운 엔진을 점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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