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재판소원 먼저 나선 율촌…대형로펌 경쟁 막올랐다
■대법원 판결 대상 2건 청구
정확한 사건 내용은 알려지지 않아
취소 결정 이끌면 수임 경쟁력 UP
재판소원 청구 6일만에 84건 접수
수정 2026-03-18 23:49
입력 2026-03-18 18:38
법무법인 율촌이 법률 대리인으로서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 심판을 청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김광태세율화(김앤장·광장·태평양·세종·율촌·화우)’로 불리는 국내 매출 상위 6대 로펌 가운데 재판소원을 제기한 것은 율촌이 처음이다. 뜨거운 감자인 재판소원제를 두고 대형 로펌 간의 수싸움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선제적으로 움직인 율촌이 첫 인용 사례를 확보하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율촌은 이달 16일 헌재에 법률 대리인으로서 재판소원 심판을 청구했다. 율촌의 청구 건수는 두 건으로 이들 사건 모두 피청구인은 대법원이다. 다만 구체적인 사건 내용과 청구 취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재판소원 청구를 원하는 의뢰인의 의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율촌은 헌재 헌법연구부를 거친 윤용섭(사법연수원 10기) 변호사를 중심으로 재판소원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한 뒤 대응 전략을 준비해왔다. 국회 파견 판사를 지낸 권혁준(36기) 변호사가 TF 실무 사령탑을 맡았다. 헌재와 법원을 거친 인력을 배치해 제도 변화에 대비한 율촌은 헌재 출신 변호사의 추가 영입도 검토하고 있다.
대형 로펌 가운데 처음으로 재판소원 청구에 나선 율촌이 실제 재판 취소 결정을 이끌어낼 경우 법조계에서 입지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인용률이 낮을 것으로 전망되는 재판소원 시장에서 ‘1호 인용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로펌의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비약적으로 개선되며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율촌의 지난해 매출(국세청 부가가치세 신고액 기준)은 408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1% 성장하며 상위 5위를 기록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 취소를 이끌어낼 경우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며 수임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 재판소원 시행으로 모처럼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만큼 로펌들이 이를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후 변호사 수가 꾸준히 늘어나며 법률 시장의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재판소원이라는 새 수익원을 창출할 기회를 잡기 위해서다.
재판소원 시장 규모도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최대 연간 1만 5000건이 접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수임료를 500만 원 정도로 잡더라도 연간 750억 원가량의 시장이 새로 열리는 셈이다. 헌재는 재판소원을 포함한 헌법소원 청구 시 변호사강제주의를 택하고 있어 변호사를 반드시 선임해야 하며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재판소원인 만큼 의뢰인들이 대형 로펌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율촌 이외의 대형 로펌들도 재판소원 대비에 한창이다. 로펌들은 헌재 출신을 내세운 재판소원 전담 조직을 꾸리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은 헌재 사무처장을 지낸 김정원 변호사 중심의 헌법재판팀을 만들었다. 법무법인 태평양 또한 재판소원 TF를 만들었다. 헌재 선임헌법연구관 출신인 김경목 변호사가 TF를 이끌며 대법관 출신인 차한성·이기택 변호사도 합류했다. 법무법인 화우 역시 전 대법관인 이인복 변호사를 주축으로 재판소원 TF를 마련했다.
로펌들은 기존 헌법소송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최대 로펌으로 꼽히는 김앤장법률사무소는 헌법재판관 출신인 목영준·강일원 변호사 주축의 기존 헌법소송팀에서 재판소원 사건에 대응한다. 법무법인 세종은 민일영 전 대법관 중심의 헌법소송팀이 재판소원에 대응하고 있다. 세종은 헌법재판관 출신 영입·전담 대응팀 신설도 고려 중이다.
법무법인 바른과 법무법인 대륙아주, LKB평산도 각각 재판소원 전문대응팀, 헌법소송팀, 재판소원 TF 그룹을 통해 준비하고 있다.
한편 이르면 이날 재판소원 심판 청구 건수가 100건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판소원 청구 건수는 전날 기준 누적 84건으로 집계됐다. 17일에만 16건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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