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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완구업체 영실업, 대주주 EOD에 매물로

대출금 회수 위한 강제매각 돌입

인수금융 상환에 300억 필요한데

2022년 이후 손실 누적에 회의적

대주주측 “올해는 흑자전환 예상”

수정 2026-03-20 23:49

입력 2026-03-20 17:30

지면 17면
또봇 완구 이미지. 영실업
또봇 완구 이미지. 영실업

국내 대표적인 완구업체로 꼽히는 영실업이 인수합병(M&A) 매물로 나왔다. 대주단이 영실업 대주주인 와이티홀딩스에 대해 인수금융 기한이익상실(EOD)을 선언하자 법적 절차에 따라 매각 프로세스가 시작됐다. 대주주는 대주단의 매각 시도와는 관계없이 올해 흑자전환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실업 인수금융 대주단은 매각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하고 실사 등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이번 매각은 대주주인 미래엔·엔베스터·코스톤아시아 컨소시엄의 자발적 매각이 아니라 대주단에 의한 강제 매각 성격이 짙다. 지난해 9월 인수금융 연장이 불발된 뒤 컨소시엄 측 특수목적법인(SPC)인 와이티홀딩스에 대해 EOD가 발동됐기 때문이다. EOD란 차주가 돈을 빌려 쓸 권리를 상실한 것을 뜻하는데, 대주단은 담보로 잡았던 기업의 지분을 시장에 매각해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

대주단은 인수금융 주선사인 한국산업은행과 우리은행을 비롯해 셀다운에 참여한 다수 금융사로 이뤄졌다. 2020년 컨소시엄은 약 1500억 원을 투입해 영실업 지분 100%를 매입했다. 이 가운데 약 600억 원은 인수금융으로 조달했고, 현재 잔여 인수금융 규모는 약 300억 원이다.

영실업은 한때 손오공 등과 함께 국내 완구시장 1위 자리를 다투기도 했다. 2021년까지 흑자를 이어오던 영실업은 2022년 적자전환한 이후 손실이 누적됐다. 2024년 별도 기준 매출은 456억 원, 영업손실은 65억 원이다. 아동 인구가 감소하면서 완구업계 전반적으로 실적 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IB 업계는 매각이 성공할 확률이 떨어진다고 보는 분위기다. EOD가 해소되지 않은데다 실적 저하로 대주단 기대치와 시장 원매자들의 눈높이 간극이 크기 때문이다. 인수금융을 갚기 위해선 최소 300억 원 이상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나 현 시점에서 원매자가 이를 맞춰줄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진성 매각보다는 EOD 선언의 후속 절차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외부에 드러난 매각 움직임과는 별개로 컨소시엄 측은 영실업을 매각할 의향은 없고 실적 정상화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영실업은 또봇, 콩순이 등 주력 지적재산권(IP)을 리뉴얼하고 자사 IP를 기반으로 한 굿즈 사업으로 매출처를 다각화하고 있다. 장기간 지속되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줄였고 올해는 턴어라운드를 목표로 잡았다.

컨소시엄 관계자는 “대주단 EOD 이슈와는 무관하게 영실업은 정상 경영 중이고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 올해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실적 제고를 바탕으로 채무구조를 개선하고 추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M&A 시장에서는 인수금융 EOD로 담보 대상이었던 기업이 매물로 나오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2022년 IMM프라이빗에쿼티(PE)의 에이블씨엔씨가 EOD 여파로 매각 국면에 직면하기도 했다. 당시 매각은 성사되지 않았고 이후 에이블씨엔씨는 EOD를 해소하면서 위기를 넘겼다. 2023년에는 오케스트라PE의 피닉스다트 대주단이 EOD를 선언했는데, 대주단은 회사 창업주에게 피닉스다트의 경영권을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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