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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유튜브·인스타 때문에 우울증 걸려”…구글·메타에 90억 배상 평결 나왔다

입력 2026-03-28 05:02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미국에서 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독 피해와 관련해 플랫폼 운영사의 책임을 인정하는 법적 판단이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1심 법원 배심원단은 27일(현지시간) 메타와 구글에 총 600만 달러(약 90억원)를 배상하라는 평결을 내렸다. 이는 원고가 겪은 피해에 따른 300만 달러의 손해배상과 동일 규모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합친 금액이다. 평결이 확정되면 메타가 전체의 70%를, 구글이 30%를 각각 부담하게 된다.

이번 평결은 한 달이 넘는 재판과 9일간 40시간 이상의 배심원단 심의를 거쳐 내려졌다. 재판 과정에서는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까지 증인으로 소환돼 플랫폼 책임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소송을 제기한 20대 여성 케일리 G.M.은 6세에 유튜브를, 9세에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며 심각한 SNS 중독에 빠졌고, 이로 인해 우울증과 신체장애 등을 겪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기업들이 이용자를 플랫폼에 묶어두기 위해 알고리즘과 콘텐츠 추천 구조를 의도적으로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메타와 구글은 거세게 반발했다. 메타는 케일리가 SNS와 무관하게 기존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었다고 주장했고, 구글은 유튜브가 SNS가 아닌 TV와 유사한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배심원단은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가 청소년 이용자의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해 중독성을 유도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고, 이로 인해 원고에게 발생한 정신적·신체적 피해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대표적인 ‘선도재판(Bellwether trial)’으로 평가된다. 유사한 쟁점을 가진 다수 사건 가운데 하나를 먼저 심리해 향후 소송의 기준을 제시하는 시험적 재판이라는 점에서다.

미국공영라디오(NPR)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전역에서는 학부모와 교육구 등이 제기한 SNS 관련 소송이 약 2000건 진행 중이다. 세라 크렙스 코넬대학교 교수는 “캘리포니아에만 수백건, 총 수천건의 유사 소송이 계류 중”이라며 “일단 이 같은 판결이 한 건이라도 나오면 수많은 후속 소송의 물꼬를 트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타는 “이번 판결에 정중히 이의를 제기한다.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고, 구글 측도 “유튜브는 스트리밍 플랫폼이지 SNS 사이트가 아니다”라며 평결이 플랫폼의 성격을 오해했다고 반발했다.

한편 원고 측은 틱톡과 스냅(스냅챗 운영사)도 함께 고소했으나, 이들 기업은 재판 전 합의에 이르며 소송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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