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 노봉법 혼란 속 쟁의 ‘무풍지대’...그 비결은 [biz-플러스]
제강·씨엠 노사 합의서 서명
32년째 무분규 임단협 성사
선대회장 때 정착한 ‘투명경영’
노사 신뢰 쌓여 위기시 의기투합
하도급 직고용으로 불확실성 없애
수익성 개선 집중...실적 개선 기대
수정 2026-03-31 08:53
입력 2026-03-31 06:30
이달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 이후 각사의 노사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동국제강(460860)그룹이 32년째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약을 이어가면서 주목받고 있다. 업계에선 선제적으로 노사 화합 문화를 정착시킨 동국제강그룹이 산업계에서 불거지는 파업 및 쟁의 불확실성을 일찍이 걷어낸 만큼 올해 실적 개선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0일 동국제강그룹에 따르면 동국제강과 동국씨엠(460850)은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올해 임단협을 체결했다. 동국제강은 26일 인천공장에서, 동국씨엠은 27일 부산공장에서 각각 ‘2026년 임금 및 단체협약 조인식’을 열고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교섭위원 20여 명이 참석해 합의서에 서명했다.
사업 분할로 열연·냉연 철강 회사로 나뉘어 각각 전문성을 높이고 있는 두 회사는 1994년 산업계 최초 ‘항구적 무파업’ 선언 이후 노사 무분규 전통을 계승하고 있다. 양 사는 올해로 32년째 무분규 타결을 이뤄냈다.
동국제강·동국씨엠 노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철강 업계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등 어려운 환경에 공감하고 이를 함께 극복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노조는 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하고 사측은 근로 조건 개선과 복지 향상에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업계에선 30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동국제강그룹의 선진적 노사문화의 배경에는 장상태 동국제강 선대 회장 시절 기틀을 닦은 ‘투명경영’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국사태’로 불렸던 파업 사태 당시 장 선대회장은 “향후 회사 경영상 여러 과정을 모든 근로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하겠다”는 투명경영을 제안했다. 이후 현재까지 동국제강그룹은 임원단 회의 및 부서장급 회의에 노조 간부 참여를 장려하며 각종 현안을 공유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의 고용 보장 역시 항구적 무파업 선언을 이끈 핵심 요인이 됐다. 동국제강은 세계 경기 침체가 깊어졌던 1990년대 당시 자연 퇴직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선에서 감원을 없앴다. 2023년 11월에는 산업계 최초로 사내 하도급 근로자 직접 고용해 합의했다. 특별채용을 거쳐 2024년 1월 사내 하도급 근로자 900여명을 직고용한 상태다. 또 2회의 정년 연장을 통해 제조 현장 숙련 인력을 유지하고 보유 기술을 계승하는 등 선진 문화 구축에 힘쓰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은 일찍이 노사 갈등의 불확실성을 털어낸 만큼 올해 실적 개선에 총력을 집중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국내 철강업계는 수입산 저가 공세, 국내외 경기 둔화 등으로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올해는 철강 가격 인상 및 판매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동국제강의 올해 영업이익은 836억 원으로 전년 대비 40.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조 3120억 원으로 3.4% 늘어날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특히 그간 부진했던 철근 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긍정적이다. 국내 철근 수요는 지난해 665만 톤에서 올해 701만 톤으로 5% 증가하며 최근 4년간 감소세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철근 유통 가격은 지난해 12월 톤당 65만 원을 저점으로 최근 75만 원으로 반등했다. 또 한국 철근 수출은 지난해 12월 4만 톤에서 올해 1월 11만톤, 2월 13만 톤 등으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국내 가격을 교란하던 중국산 철강재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가 결정된 점을 고려하면 국내 철강업체들의 수익성 개선세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후판에 대한 최종 반덤핑 관세 부과 결정이 내려진 데 이어 2016년부터 부과돼온 H형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역시 국내 업체들의 요청에 따라 연장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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