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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와인사업 어쩌나...美 쉐이퍼 빈야드 영업권 ‘0원’ 처리

■고가 매입 논란 재점화

인수 당시 419억이던 영업권

프라퍼티, 작년 전액 손상 처리

고물가에 소비위축까지 겹쳐

와인 수입액 3년새 1400억 급감

신세계 L&B 3년 연속 적자 수렁

수정 2026-04-03 09:03

입력 2026-04-01 17:00

지면 18면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 전경. / 쉐이퍼 빈야드 제공
신세계그룹이 인수한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 전경. / 쉐이퍼 빈야드 제공

신세계그룹이 4년 전 약 3000억 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쉐이퍼 빈야드’의 영업권(경영권 프리미엄)이 전액 손상 처리된 것으로 확인됐다. 쉐이퍼 와인을 비롯한 주류 수입 및 유통을 담당하는 그룹 내 계열사 신세계L&B는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신세계그룹의 와인 관련 사업이 줄줄이 난관에 부딪힌 모습이다.

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신세계프라퍼티는 2022년 2월 쉐이퍼 빈야드를 인수하면서 반영한 영업권 419억 원을 지난해 말 장부에서 전액 손상차손 처리해 0원으로 기입했다. 당시 신세계프라퍼티의 종속기업인 미국 스타필드 프라퍼티는 쉐이퍼 빈야드(SHAFER VINEYARDS, INC)와 쉐이퍼 패밀리(SHAFER FAMILY, LLC) 지분을 각각 100% 인수했다. 총 인수가액은 3077억 원에 달했다.

영업권은 기업이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피인수기업의 자산가치보다 더 얹어주는 웃돈을 뜻한다. 손상차손으로 처리할 경우 실제 현금 유출은 없지만 영업외 손실로 반영돼 장부상 순이익을 감소시킨다. 업계에서는 쉐이퍼 빈야드 ‘영업권 0원’ 처리를 두고 신세계그룹이 인수 당시 기대했던 미래 수익성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했다. 스타필드 프라퍼티가 쉐이퍼 빈야드와 함께 인수했던 쉐이퍼 패밀리는 아예 청산했다.

쉐이퍼 빈야드 인수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적극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 회장은 2008년 주류 계열사 신세계L&B를 설립하는 등 와인 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신세계그룹의 쉐이퍼 빈야드 인수 당시에도 인수가액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나왔던 만큼, 이번 손상 처리로 고액 인수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당시 글로벌 와인 시장이 둔화하는 국면이어서 가격과 타이밍 모두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신용평가는 2024년 신세계프라퍼티 지분 100%를 보유한 이마트에 대해 “2022년 이후 미국 와이너리 취득, 부동산 개발 등의 자금 소요가 계속되면서 재무부담을 줄이지 못하고 있다”라며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한 단계 낮은 ‘A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룹 내 주류 사업을 담당하며 쉐이퍼 빈야드에서 생산한 와인 등을 국내에 수입해 유통하는 신세계L&B 역시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신세계L&B는 2023년 -5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후 2024년 -51억 원, 2025년 -28억 원 등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2023년 171%에서 2024년 179%, 2025년 198%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재고자산 총액도 2023년 610억 원, 2024년 664억 원, 2025년 670억 원으로 재고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쉐이퍼 빈야드 손상차손 회계처리와 관련해 “최근 주류 시장 수요 감소에 따른 손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한 것으로 미래의 재무적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말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가 8000억 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진행하는 등 글로벌 주류 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라며 “쉐이퍼는 최고급 와인으로, 충성 고객층을 지속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품질 및 브랜드 가치 향상에 집중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와인 사업은 고물가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와인 수입액은 2022년 5억 8100만 달러(약 8429억 원)에서 2025년 4억 3400만 달러(약 6297억 원)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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