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빙 시대에 다시 늘어나는 흡연
조지 윌 워싱턴포스트 칼럼니스트
美 주정부, 짭짤한 담뱃세 수입에 중독
청년도 ‘험한 세상 탈출구’ 흡연 찾지만
‘사고날 비행기’ 만큼 해로운 점 인식해야
수정 2026-04-03 05:00
입력 2026-04-03 05:00
1950년대에는 미국 성인의 절반이 담배를 피웠다. 담배 회사에서 돈을 받은 상급생들은 갓 입학한 신입생에게 무료 담배를 나눠주고는 했고, 이는 일종의 환영식이었다. 1964년 미국 보건당국장이 흡연이 폐암을 유발한다고 선언하기 전에도 사람들은 대부분 담배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직감하고 있었다. 1906년 발표한 소설가 오 헨리의 단편소설에서 한 인물이 “이 친구야, 관짝 못질 하나 없어”라고 묻는 대사가 있는데 이를 잘 말해준다. 여기서 관짝용 못(Coffin nail)은 담배(tobacco)의 은유적 표현으로 쓰였다. 2019년 출간한 사라 밀로프의 책 ‘담배: 정치사’에서는 의료 전문가들이 흡연을 즐기는 장면도 적나라하게 나온다. 책에는 “의료 위원회 위원들이 국립의학도서관 방에서 모였는데 방 안의 공기는 연기로 가득 차 있고 테이블은 서류와 재떨이로 뒤덮여 있었다”고 묘사돼 있다.
20세기 중반까지 흡연은 세련되고 매혹적인 이미지였다. 하지만 그것이 어리석고 구식으로 여겨지자 일부는 변화를 따랐다. 폭넓게 교육받고 정보를 습득하는 중산층은 공중보건의 경고를 이행했지만 노동자 계층은 그렇지 않았다.
모든 것이 유통기한이 있는 세상에서 흡연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공포에 고립된 사람들이 손이 헛헛해지자 담배를 다시 집어 들기 시작했다. 이제는 일부 유명인들이 불을 붙이고 있다. 영화에서도 흡연 장면이 늘고 있다. 보건당국에서 할리우드 영화가 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경고를 해야 할 상황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작가이자 교수인 케이티 로이프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건강 집착의 시대, 케일 샐러드와 필라테스에 빠진 요즘에 무모하게 쾌락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내 총격 사건, 기후변화로 인한 식품 가격 폭등 등 젊은이들에게 모든 게 끔찍한 세상인데 흡연이 왜 안 되겠느냐고 반문한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흡연 정도는 용납 가능할 만한 자기 학대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에서 보건의료 부문은 18%를 차지하며 증가 추세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흡연이다. 1919년 세인트루이스병원에서 한 의사가 의대생들을 부검실로 불렀다. 사망자의 병이 너무 희귀해 평생 다시 못 볼 것이라고 했다. 그 병은 폐암이었다. 그 학생 중 한 명은 1936년까지 또 다른 사례를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 후 6개월 만에 아홉 건을 봤다. 당시에 드물었던 폐암이 현재 어찌 됐는지를 보라.
기술 발전, 전쟁, 여성의 해방이 많은 상황을 바꿨다. 담배를 만드는 일은 1881년 담배 제조 기계가 발명되기 전까지는 소규모 수공업이었다. 하지만 담배 제조 기계가 담배를 보다 싸게 만들었다. 담배는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한국전쟁 동안 무료이거나 한 갑에 5센트에 불과할 정도로 군 복무의 ‘특전’ 같은 것이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1926년 소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에서는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끊임없이 담배를 피운다. 오늘날 흡연자들은 대개 사회의 ‘천덕꾸러기’로 취급되며 겨울에는 직장 밖에서 떨면서 담배를 피운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버지니아의 담배 농장주였던 시대가 있었지만 지금 미국에는 흡연자보다 금연자가 더 많다. 그럼에도 담배 제조사들이 여전히 번창하는 것은 이코노미스트가 말한 ‘흡연의 역설적 경제학’ 때문이다.
담배는 세계에서 세금이 가장 많이 붙는 소비재 중 하나다. 미국 주 정부는 담뱃세 수입에 중독돼 있다. 뉴욕의 담뱃세는 한 갑에 5.35달러에 달한다.
미국에서 예방 가능한 사망 원인 1위인 흡연의 ‘순비용’을 계산하는 일은 복잡하다. 비용은 의료비, 질병과 수명 단축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 화재 피해로 구성된다. 그러나 흡연으로 인한 사망은 흡연자에게 지급될 사회보장, 연금, 요양시설 비용 지출을 줄이기도 한다. 흡연은 흥미로운 제조물 책임 소송을 낳았는데 이제 담배가 의도된 방식으로 사용될 때조차 해롭다는 사실이 거의 보편적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암 사망의 4분의 1만이 흡연 관련 원인이라고 한다. 과연 추락할 확률이 25%라면 비행기를 타겠는가. 누군가는 “흡연자와 키스하는 것은 재떨이를 핥는 것과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쩌면 이 같은 적나라한 발언이 공중보건국장보다 흡연을 억제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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