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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으로 동포사회 불안감 확산…한인회 네트워크 통해 신속 대응”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 인터뷰

65개국 한인회 뭉쳐 정보 교류 및 공공외교 역량 강화

美 조지아주 파견근로자 구금 당시 총영사 공석에 혼란 커

대외 공관장 공석인 해외 지역에 신속 대응 지원 역할

재외동포 청년들로 구성된 세계청년대회 개최도 구상

베트남 유통기업 ‘K-마켓’으로 ‘K-푸드’ 매력 전파도

수정 2026-04-03 07:30

입력 2026-04-03 07:30

지면 29면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이 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외동포 네트워크 활용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이 2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외동포 네트워크 활용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중동 전쟁 등 국제정세가 불안해지면서 동포사회의 불안감이 큽니다. 거미줄처럼 연결된 전 세계 한인회 네트워크를 활용해 재외 국민의 안전에 즉각 대처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세한총련) 회장은 2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식당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민 안전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세한총련은 전 세계 한인회 간의 정보교류와 민간외교 역량 강화를 목적으로 탄생한 민간단체로 65개국, 한인회장 331명을 회원으로 두고 있다. 고 회장은 베트남총연합한인회장 출신으로 지난해 제2대 회장에 선출된 바 있다.

그는 미국 조지아 공장 파견 근로자 구금과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 사태 등을 거론하며 “재외공관의 인식과 교민들이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상황 간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이민 당국에 우리 국민 300여 명이 체포돼 구금됐을 당시 조지아주 애틀랜타총영사와 주미 한국대사가 공석으로 대처가 늦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달 뒤인 지난해 10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납치와 감금 피해 사건이 벌어졌을 때 역시 주캄보디아 한국대사는 공석으로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 회장은 “최근 이란 전쟁과 국가 간 대립 등 우리 국민의 안전과 관련한 긴급 상황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하지만, 공관장이 공석인 곳이 여전히 많아 한인회 네트워크를 통해 긴급한 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고 회장은 올해부터 세한총련에 이어 전 세계 한인회장들이 모이는 행사인 세계한인회장대회도 책임지고 있다. 그동안 재외동포청장이 맡아오던 대회 운영위원장직을 민간에 이양하면서 지난 9일 실시한 선거에서 첫 민간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세계한인회장대회는 민간 운영위원장을 중심으로 대륙별·국가별·지역별 한인회를 대표하는 한인회장들이 참여해 운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는 “기존에 매년 한 차례 열리는 행사에서 지역별 한인회의 의견을 모으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민간 단체의 장점을 활용해 논의된 안건들을 정부에 적극 요구하는 등 동포들을 위해서 강력한 목소리를 내겠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우선 재외국민의 참정권 보장을 위해 우편투표 및 전자투표 도입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재외동포 가운데 선거권을 가진 유권자는 197만여 명에 달하지만 투표율은 10% 수준에 머물러 있다. 투표율이 저조한 배경에는 투표소 부족과 번거로운 사전등록 절차가 자리하고 있다는 게 고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재외동포 대부분이 평일 생업을 포기하고 몇 시간씩 차를 타거나 비행기를 타고 투표소를 찾아야 하는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며 “한국에 거주 중인 국민들과 같은 수준의 참정권이 보장된다면 재외선거 투표율이 50%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기 내 재외동포 청년으로 구성된 세계청년대회 개최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재외동포 청년 2000명 이상이 모이는 행사를 한국에서 여는 것을 목표로 각 지역에서 영향력이 있는 청년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며“한인회에 청년 부회장을 임명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회장은 2002년 베트남으로 건너가 인삼판매를 시작으로 한국식 슈퍼마켓 브랜드 ‘K-마켓’을 세워 하노이·호치민·다낭 등 베트남 전역에 150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직원 수만 2500명에 달하는 글로벌식품 유통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 과정에서 베트남에 ‘K-푸드’ 열풍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업 초기 베트남 내 한국 식품에 대한 거부감으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는 그는 “박항서 감독과 삼성전자, LG전자 공장 등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노력으로 한국은 베트남과 궁합이 잘 맞는 국가라는 인식이 자리잡혔다”며 “베트남 국민들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인 한류 열풍에 대해선 한국인들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며 동포사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도 당부했다. 그는 “전세계 재외동포들이 현지인들에게 신뢰를 받지 못했다면 지금처럼 다양한 나라에서 한국 문화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재외동포가 각자의 위치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홍보대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며 한국이라는 브랜드를 키우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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