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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로보택시 3000대 달리는데…韓은 하반기에야 3대 첫 실증

<1부> 10대 패권기술 키워라 ④ 모빌리티-경계 허무는 이동의 전환

中 아폴로 고 누적주행 3억㎞ 돌파

美 선두주자 웨이모도 3000대 운행

韓은 엄격한 허가제로 시범운영만

화물용 무인차는 규제완화 더 더뎌

업계 ‘광주 실증도시 사업’에 기대

수정 2026-04-06 23:44

입력 2026-04-06 17:33

지면 4면
라이드플럭스의 레벨4 자율주행차가 서울 마포구 상암 일대에서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라이드플럭스
라이드플럭스의 레벨4 자율주행차가 서울 마포구 상암 일대에서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라이드플럭스

중국과 미국의 주요 도시가 첨단 모빌리티의 시험장으로 변하는 동안 한국은 규제와 자본·기술·인프라 부족, 일부 노조 및 조합의 반대에 부딪혀 관련 산업 발전이 공회전하고 있다. 엄격한 허가제와 안전 기준으로 운전자나 동승자 없이 완전 자율주행하는 무인 차량은 단 한 대도 없고 수조 원의 투자를 받는 미중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과 달리 1000억 원 넘게 투자받은 기업도 전무하다. 국내 로보택시 및 로보밴 서비스 사업은 택시·운수업계의 저항까지 넘어서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국내 최초의 완전 무인 로보택시를 도입할 예정이다. 운전석이나 동승석에 시험자가 탑승하던 한계를 넘어 진정한 레벨4 수준의 로보택시 실증이 시작되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세 대를 우선 투입하고 내년 열 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뒤늦게나마 관련 시범사업이 실시된 것은 반길 일이지만 실시 지역과 차량 운영 규모가 너무 한정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중국에서는 현재 3000대 이상의 완전 무인 로보택시가 운영 중이다. 바이두 아폴로 고, 포니AI, 위라이드 등 다양한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아폴로 고는 누적 주행거리 3억 ㎞를 돌파했고 탑승 횟수 2000만 회를 넘어섰다. 미국에서는 구글 웨이모와 아마존 죽스, 현대차그룹과 앱티브의 합작사 모셔널 등이 활동하고 있다. 3000대 로보택시를 운영 중인 선두주자 웨이모는 운전자 없이 1억 마일(약 1억 6000만 ㎞)을 주행했고 유료 운행 기록 1000만 건을 넘어섰다.

이처럼 미중 기술 선도국을 중심으로 로보택시가 유료 상업 서비스 단계에 진입해 공격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수년째 시범 운영만 반복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허가를 받아 실제 서비스를 운영 중인 한국 무인 자율주행 차량은 132대로 총 누적 주행거리는 1306만 ㎞에 불과하다.

서울 상암과 종로구 청계천 인근, 강남구 등에서 거리를 오가는 자율주행 차량은 아직까지 레벨4가 아닌 운전자가 탑승한 조건부 자율주행 레벨3 수준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16일 전국 최초로 시작한 ‘강남 심야 서울자율차’ 운행, 서울시가 30일 역시 전국 최초로 내놓은 전 구간(구파발역~양재역 23.5㎞) 자율주행 버스 또한 운전자가 탑승한다. 제도 미비로 어린이·노인 보호 구역 등에서는 동승한 운전자가 수동으로 전환해 운전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1월 규제를 완화해 어린이·노인 보호 구역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했으나 아직 현실에 적용되지 못했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비식별 조치 없는 영상 정보는 활용하지 못하던 문제도 올해 들어서야 빗장이 풀렸다. 유시복 한국자동차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자율주행 관련 법이 25개, 조항이 70개에 달할 정도로 규제가 많다”며 “법률로 허용하는 것 이외에 모두 금지하는 ‘포지티브 규제’ 방식이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려다 보면 기술 발전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화물·배송용 무인 차량은 산업 발전과 규제 완화의 속도가 더욱 더디다. 국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는 올해 유상 운송 허가를 확보해 서울~진천 구간(왕복 224㎞)에서 중간 물류(미들마일) 자율주행 화물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국 네오릭스가 1만 대 이상의 로보밴을 보급하고 미국 누로가 우버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도심 배송을 확장하는 것과 달리 이제 막 사업이 개화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정부가 600억 원을 투입해 총 200대 규모의 로보택시를 도심에서 운영하는 ‘광주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하욱 라이드플럭스 부대표는 “광주에서의 실증은 한국 자율주행 상용화 발전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많은 기업이 참여해 데이터를 쌓고 상용화 기술을 발전시키는 실험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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