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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특검, ‘휴대전화 파손’ 이종호 1심 무죄에 항소

입력 2026-04-07 12:58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8월 5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지난해 8월 5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순직해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헌)이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파손해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1심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특검팀은 7일 “이번 판결이 법과 상식의 괴리를 심화시키고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선례로 굳어지는 것을 막기 위하여 항소해 다툴 예정”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재판장 이현경)는 지난 2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전 대표의 지시를 받아 휴대전화를 파손·폐기한 차 모 씨에게는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이는 해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이 기소한 사건의 첫 1심 판단이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와 차 씨를 공동정범으로 보면서도, 형사사건에서 이익을 위해 자신의 증거를 인멸하는 행위는 처벌할 수 없다는 점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증거인멸죄는 형법 제155조 등에 따라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은닉한 경우에 성립한다.

재판부는 “이 전 대표는 특검법에 따른 수사 대상자로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고, 이를 인식한 상태에서 자신의 이익을 위해 휴대전화를 파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정황에 비춰 수사에 중대한 지장을 초래한 방어권 남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은 이에 대해 “현행법상 자기의 증거를 스스로 없애는 행위는 증거인멸죄가 성립하지 않지만 타인에게 시킨 ‘교사’ 행위는 증거인멸교사죄가 성립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며 “1심 재판부는 이 전 대표가 단순히 지시한 것을 넘어 차 씨와 함께 직접 휴대전화를 발로 밟아 부수기까지 하였다는 이유로 ‘교사’가 아니라 증거인멸의 ‘공동정범’이 성립한다고 봤다”고 했다.

이어 “이 같은 논리가 확정된다면 앞으로 증거를 인멸하려는 자들에게 ‘누군가에게 시키기만 하면 교사죄가 되지만, 직접 손을 보태면 오히려 무죄가 된다’는 황당한 범행의 지침을 제공하는 결과가 된다”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해 7월 15일 서울 서초구 잠원한강공원에서 측근 차 씨에게 휴대전화 파손 및 폐기를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채상병 순직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임 전 해병대 1사단장을 구명하기 위해 김건희 여사 등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에게 접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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