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된 美 조종사는 권총 아닌 ‘소총’ 소지했다
美공군 2018년부터 GAU-5A 소총 지급
미군 주력 M4 소총, 공군 조종사用 개조
F-15E·F-16·F-22·B-1B 폭격기 등 탑재
입력 2026-04-08 10:30
미국이 F-15E 스트라이크 이글 전투기가 이란 상공에서 격추된 뒤 실종된 조종사를 이틀 만에 구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무엇보다 미국은 실종 조종사를 찾기 위해 최정예 특수부대 수백 명과 수십 대의 항공기와 헬리콥터, 드론, 사이버·우주 자산 등을 총동원하는 군사 작전을 펼쳐 전 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그러나 더욱 놀라웠던 것은 부상까지 당한 공군 장교의 생존 스토리다. 그는 권총 한 자루만 소지한 채 산악 지대에 은신해 36시간 가까이 이란군의 추격을 피하며 구조를 기다렸다. 미군 또한 이란군이 해당 장교의 은신처에 접근하지 못하게 항공자산을 동원해 공습하며 저지하고 미 구조대는 이란군과 교전을 벌이면서 극적으로 구조했다.
전 세계 언론은 구조된 공군 장교가 지녔던 권총 한 자루에 초점을 맞춰 소식을 전했다. 통상 전투기 조종사는 작전에 투입되면 호신용으로 권총을 착용하고 비행에 나선다. 이번처럼 비행기가 격추된 경우 구조될 때까지 권총 한 자루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 사실 적지에서 권총 한 자루로 버티기는 불가능에 가까워 전 세계 언론이 주목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구출 과정에 대한 보도에서 바로 잡아야 할 팩트가 있다. 이번에 구조된 미 공군 조종사는 권총이 아닌 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는 점이다. 미 공군은 지난 2018년부터 권총 대신 5.56㎜ 소총을 조종사 등 항공 승무원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미 공군은 260만 달러(약 40억 원)를 투자해 소총 2700정을 구매·지급했다.
이전까지 미군 조종사 등은 작전 중 피격돼 적진에 추락할 경우를 대비해 권총을 휴대했다. 좁은 조종석에 총신이 긴 소총 같은 무기를 싣고 다니기 힘든 탓이다. 그러나 지난 2015년 2월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격추된 요르단 공군 전투기 조종사를 철창에 가둔 채 화형시킨 사건을 계기로 소총을 지급하고 있다.
요르단 공군 전투기 조종사를 철창에 가둔 채 화형시킨 사건은 미군 조종사들의 사기에도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또 권총은 조종석에 보관하기 편하고 몸에 휴대하기도 쉽지만 사거리가 짧고 파괴력이 약해 피격된 조종사가 추격하는 적 지상 병력과 권총으로 교전을 벌이며 구조될 때까지 자신을 보호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서다.
미군 조종사들에게 지급된 소총의 정식 명칭은 ‘GAU-5A ASDW’다. 미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돌격소총인 ‘GAU-5A’를 항공기 승무원 호신용(Aircrew Self Defense Weapon) 개량한 기종이다. 항공기 조종석에 탑재할 수 있도록 작게 개량했다. GAU-5A 소총은 미군의 주력인 M4 소총을 기반으로 제작했다.
소총 무게는 약 3㎏으로 부피를 줄이려고 2개로 분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특별한 도구 없이도 60초 안에 분해하고 조립할 수 있다. 탄창에는 30발 들어간다. 200m 거리에서 사람 크기의 표적을 맞출 수 있는 파괴력을 지녔다. 이 소총은 조종석 사출 좌석에 부착된 생존 키트(ACES II) 안에 탑재돼 조종사가 비상 탈출시 함께 움직인다.
실제로 지난 2019년 5월6일 미 공군 전투사령부 누리집에 공개된 자료를 보면, 미군 장병이 F-15E에 생존 키트를 포장하는 사진과 자세한 설명이 나온다. 누리집에 따르면 생존 키트에는 조명탄과 적에게 위치를 노출하지 않고 구조 신호를 보내는 자외선 손전등, 의약품, 구명조끼, 대검, 소총(GUA-5A)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소총을 장착할 수 있는 사출좌석을 적용한 전투기는 이번에 추락한 F-15E를 포함해 F-16, F-22 등이 있다. B-1B 폭격기, B-2A 폭격기 등에도 탑재돼 있다.
미 공군 전투사령부는 GAU-5A 소총 지급 배경에 대해 “생존 키트에 최근 GAU-5A가 포함됐다. 가볍고 반자동 소총으로 도구 없이 쉽게 조립할 수 있다”며 “권총 대신 이런 무기를 소지하는 것은 조종사가 고립되어 교전에 휘말리는 경우 생존 가능성을 크게 높여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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