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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성병도 집에서 검사”…진단업계, 사업 확대 속도낸다

[식약처, 자가진단 품목확대 추진]

현행 10개 품목서 3개 분야 추가

감염병 조기 진단·확산 방지 기여

비용·접근성 개선에 성장 기대감

젠바디, HIV 진단키트 허가 앞둬

에스디바이오 등 시장 진출 검토

수정 2026-04-09 07:07

입력 2026-04-09 07:01

지면 17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할 수 있는 품목을 독감·성병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진단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용으로만 판매가 허용됐던 진단키트가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확대되면서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들은 정책 변화에 발맞춰 자가진단키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는 최근 성병·마약·독감 진단키트를 소비자가 직접 구매해 사용할 수 있도록 체외진단의료기기 품목 확대를 행정 예고했다. 현재 가능한 자가검사 10개 품목(혈당·임신진단·코로나19, HIV검사 등)에 △독감 △매독·임질·클라미디아 등 성병 △마약 등 3개 분야 신규 추가하는 내용이다.

진단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자가검사키트 품목 확대는 그동안 업계가 꾸준히 요구해온 사안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자가진단키트의 정확도와 기술력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해소된 만큼 독감 등으로 영역을 확장할 필요성을 지속 제기해왔다”며 “성병의 경우 병원 방문을 꺼리는 수요층이 존재하는 만큼 자가검사 확대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질환에 대한 자가검사가 보편화된 상황이다. 미국·유럽·중국 등에서는 에이즈 자가검사가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세계보건기구(WHO)도 의료 접근성이 낮은 아프리카 등을 중심으로 자가검사 확대를 권고하고 있다.

소비자 혜택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독감 검사의 경우 병원에서 1회당 3만~5만 원 수준의 비용이 들지만, 자가검사키트는 3000~5000원 수준으로 구매가 가능하다. 현행 체외진단의료기기법상 독감 자가진단키트는 전문가용으로 분류돼 병원이나 의료기기 판매업체만 구매할 수 있고, 일반인 구매는 불가능하다. 비용 부담과 병원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는 만큼 감염병 조기 진단과 확산 방지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업들의 발 빠른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젠바디는 올해 국내 1호 에이즈 자가진단키트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젠바디 관계자는 “현재 에이즈 자가진단키트에 대해 식약처 허가를 진행 중으로 이르면 6~7월 승인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식약처의 자가검사 품목 확대 기조에 맞춰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젠바디는 현재 자가진단 제품군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글로벌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에이즈 자가진단 키트인 ‘ConfiSign HIV ST’, C형간염 자가진단 키트인 ‘ConfiSign HCV ST’, 에이즈와 매독 동시 자가진단 키트인 ‘ConfiSign HIV/Syphilis Combo ST’ 등도 유럽연합(EU) 체외진단의료기기 규정(CE IVDR) 및 WHO 사전적격성평가(PQ) 인증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전문가용 진단키트 기업들도 소비자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용 진단키트 개발을 통해 축적한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자가진단키트로의 확장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137310)는 현재 코로나19·임신진단·혈당측정 자가진단키트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독·인플루엔자·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 등은 전문가용 제품만 있는 상황이다. 회사 관계자는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매독, 인플루엔자 등 개정안에 포함된 다양한 질환에 대해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진단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있다”며 “시장 환경 변화와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내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HLB파나진(046210)도 자회사 바이오스퀘어를 통해 관련 시장 진출을 검토 중이다. 회사의 한 관계자는 “전문가용 진단키트 개발 역량을 활용하면 자가검사 제품으로의 전환은 기술적 허들이 높지 않다”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경우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젠텍(253840)도 관련 사업 진출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수젠텍 관계자는 “정책 방향에 맞춰 관련 기술 및 제품 개발 가능성에 대한 사전 검토를 진행 중”이라며 “향후 제도 시행 및 허가 기준 확정에 맞춰 회사의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신속히 대응하고, 시장 및 규제 환경 변화에 부합하는 제품 개발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전자 증폭검사(PCR) 분자진단 기업 씨젠(096530)도 사업확장 가능성에 대해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규제 완화는 자가진단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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