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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큰돈 벌게 될 것”…호르무즈 30억원 통행료 현실화하나

[다시 열리는 호르무즈]

걸프해역 표류선박 2000척 넘어

韓도 유조선·LNG선 등 26척 갇혀

이란, 우호국엔 통행료 14.8억 부과

다카이치, 이란 대통령과 25분 통화

靑 “통항 방식·조건 관련국과 소통”

수정 2026-04-08 23:35

입력 2026-04-08 17:42

지면 4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화물선들이 머물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화물선들이 머물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최후 협상 시한을 1시간 28분 앞두고 극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나서면서 폐쇄됐던 호르무즈해협이 다시 열리게 됐다. 그러나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면 이란군과의 협조 아래 2주간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겠다”고 밝혀 전쟁 전과 달리 통행료 혹은 군이 동반하는 명분으로 동반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2000척의 상선이 표류 중인 가운데 자국 선박을 먼저 탈출시키기 위한 각국의 외교전도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7일(현지 시간) 미 악시오스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의 2주간 휴전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는 시점부터 발효된다”고 밝혔다.

전날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에 동의한다는 조건”이라고 밝혔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호르무즈해협에서 많은 긍정적인 행동이 있을 것이며 큰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고 밝혀 변화가 감지됐다.

그는 “이란은 재건 과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에서의 교통체증 (해소를)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건은 중동의 황금시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교통체증 해소를 위한 지원’과 ‘큰 수익 창출’을 언급한 점에 비춰 통행료 징수를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또 “이란이 재건 과정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수익금으로 이란 재건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6일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호르무즈해협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어떤가. 우리가 승자”라고 말한 것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 이란이 2주간 통행에 대해 요금을 요구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협상에 참여한 관계자를 인용해 “2주간 휴전 계획에 이란과 오만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이미 호르무즈해협에서 통행료를 걷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산 선박은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 중이며 우호국 선박은 100만 달러(약 14억 8000만 원) 이상의 통행료를 지불하고 있다”며 “최근 중국과 그리스·파키스탄·프랑스 소유주들의 선박 약 35척이 비용을 지불하고 해협을 건넜다”고 전했다. 2주간 통행이 허용되더라도 고액의 통행료를 내야 하거나 우호국과 비우호국 간의 통행 시차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WSJ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호르무즈해협은 더 이상 초크 포인트(Choke Point·차단되기 쉬운 요충지)가 아니라 점점 더 정치적이고 통제된 복도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미 각국은 물밑 외교에 들어갔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8일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과 25분간 휴전 협정과 중동 정세에 대해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현재 호르무즈해협 안팎과 페르시아만 일대에 갇혀 있는 상선은 2000척 이상이며 해당 선박에 탑승한 선원은 최소 2만 명에 달한다. 이 중 유조선, 가스운반선은 약 1200척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곡물·철광석 등을 실은 벌크선이 약 600척, 컨테이너선이 200척이다. 한국 선박은 원유운반선 9척과 석유제품운반선 8척, 벌크선 5척, 액화천연가스(LNG)·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2척, 컨테이너선 1척, 자동차운반선 1척 등 총 26척이 걸프 해역에 멈춰서 있다.

이 모든 조건을 차치하더라도 2000척의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빠져나오는 데는 물리적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이 터지기 직전까지 호르무즈해협의 하루 평균 선박 통행량은 약 135척이었다. 중동에서 한국까지 약 20~25일의 항해 기간이 필요한 것을 고려하면 우리 선박이 한국으로 돌아오는 데는 최소 2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휴전이 성사되더라도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란이 가진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협상 카드이기 때문이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가 파키스탄을 통해 미국에 제시한 10개 휴전 제안에는 이란 군대와 협력해 호르무즈해협의 통행을 통제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편 청와대는 호르무즈 개방과 관련해 “구체적인 통항 방식과 조건 등에 대해서는 관련국과의 소통을 통해 면밀히 파악해 나가고 있다”면서 “통항에 필요한 선박 리스트 등 제반 사항에 대해서도 선사와 긴밀히 협의하며 신속히 재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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