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0弗 아래로 떨어졌지만…EIA, 올해 전망치 21% 상향
중동국 72개 에너지 시설 큰 피해
원상 복구까지 상당한 시일 필요
韓 등 亞 연료비 70% 급등에 몸살
입력 2026-04-08 17:44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극적으로 합의해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이 가시화하면서 배럴당 11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는 순식간에 100달러 아래로 쑥 내려갔다. 그러나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에너지 공급이 원상복구될 때까지 시일이 걸리는 만큼 유가 상승세는 앞으로 수개월 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원유 시장에서 글로벌 유가 기준인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는 장 중 최저 91.7달러까지 하락했다. 당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했던 협상 시한(7일 오후 8시·한국 시각 8일 오전 9시)을 앞두고 전쟁 개시 후 최고인 109.77달러(6일 종가) 수준으로 급등하고 7일 역시 109.27달러에 머물렀던 것에서 16% 이상 뚝 떨어진 것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같은 날 장 중 91.05달러까지 떨어져 최근 4거래일 연속 종가가 110달러를 넘었던 것에서 크게 진정됐다.
그러나 유가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이스라엘 공습에 대한 이란의 무차별 보복 공세로 주변 중동국 에너지 자산 72개가 큰 피해를 봤다. 그만큼 중동산 에너지 생산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의미다. 호르무즈해협의 완전한 정상화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이 미국과 이란 간 협상 핵심 의제가 된 만큼 향후 협상 진행 과정에서 다시 봉쇄가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특히 이란은 이미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는 선박에 통행료를 받기로 한 만큼 이곳을 통하는 에너지 공급량은 이미 감소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이다.
실제로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호르무즈해협을 통한 에너지 수송이 전쟁 전으로 돌아올 때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IA는 “호르무즈 재개방도 정확히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EIA는 올해 브렌트유(현물 기준) 평균 가격 전망치를 기존 78.84달러에서 96달러로 21% 이상 크게 높여 잡았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한국 등 각국 연료비는 여전히 고공 행진을 벌이고 있다. 국내 휘발유 가격 산정 시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배럴당 140달러 선으로 전쟁 직전 79.85달러 대비 7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중동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아 막대한 타격을 입은 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연료비 급등이 사회 혼란까지 불러오고 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파키스탄 등에서는 먼저 주유를 하겠다며 몸싸움이 벌어지는 일이 생기고 있다.
미국도 연료비 고공 행진에 몸살을 앓고 있다. 미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14달러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개시한 직후인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솟아올랐다. 시장조사 업체 개스버디의 패트릭 드 한 애널리스트는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이 확실해지지 않는다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5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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