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던 이란 막판 선회…그 배후엔 中 있었다
“美 인프라 시설 공격땐 큰 타격”
설득·압박하며 중재…존재감 키워
트럼프 “中이 협상하게 만들어”
입력 2026-04-08 17:45
미국과 이란이 극적인 ‘2주 휴전’ 합의에 이르게 된 배경에는 중국의 막후 중재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 정세 혼란 속 중국의 존재감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뉴욕타임스(NYT)는 주요 동맹국인 중국의 막판 개입과 파키스탄의 설득 끝에 이란이 휴전 제안을 수용했다고 이란 관리 세 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중국은 이란에 ‘긴장 완화와 유연한 대응을 촉구’하며 미국이 실제로 이란의 인프라 시설을 공습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AF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란을 협상하게 만든 것 같다”며 중국의 역할을 인정했다.
이번 합의는 트럼프 대통령이 ‘문명 파괴’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린 상황에서 협상 시한을 불과 1시간 30분 앞두고 극적으로 성사됐다. 이 과정에서 중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지렛대 삼아 중재를 이끌어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이란 전체 교역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이다. 선박 추적 업체 케이플러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산 석유의 80% 이상은 중국에 판매됐다. 양국은 2021년 이란산 원유를 저렴하게 사들이는 대가로 중국이 이란의 인프라에 400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집행하는 내용의 ‘25개년 전략적 협정’도 맺은 바 있다.
파키스탄이 ‘특급 중재자’로 부상한 배경 역시 오랜 우방인 중국의 전폭적 지지가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기간 2주 연장, 이란을 향해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제안했는데 이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교장관이 최근 공동 발표한 ‘중동 평화를 위한 5대 이니셔티브’ 내용과 상당 부분 겹친다.
이란 석유의 최대 수입국으로 호르무즈해협의 안정이 절실한 중국이 휴전 협상 성사 시 이란 정권의 붕괴를 막고 경제적 지원을 지속하겠다는 일종의 ‘암묵적 보증’을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휴전이 다음 달 14~15일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과 직결된다는 점도 중국으로 하여금 개입에 나서게 한 배경으로 꼽힌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CNN은 “중국은 과거 이란·사우디아라비아 간 관계 개선을 중재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며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시하는 국제 안보에 대한 대안적 구상에도 중재자로서의 중국의 역할이 포함돼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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