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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차 중동길 끊기자, 韓 부품업계 직격탄

◆수출 급감에 위기감 고조

발주 취소…계약 연기도 잇따라

관세·원자재·수요 감소 ‘삼중고’

“신시장 개척 지원 등 대책 시급”

입력 2026-04-08 17:51

지면 12면
사진은 3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사진은 3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뉴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한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피해가 국내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으로 옮겨 붙고 있다. 중국산 차들의 중동 수출길이 좁아지면서 중국 기업의 한국산 자동차 부품 수요가 줄고 있어서다. 관세 리스크와 중동발 원자재 수급난에 더해 중국 수출 감소까지 겹치면서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들 이 복합 위기에 짓눌리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중동 사태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으로부터 받기로 한 물량을 당초보다 줄이거나 공급계약을 연기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중동 수출 비중이 유독 높은 중국 완성차 업체들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여파로 재고 부담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번스타인 리서치에 따르면 중동은 지난 해 중국 전체 자동차 수출량의 17%를 차지했을 정도로, 중국 완성차에 핵심 시장이다.

중국 완성차 업체의 생산 조정은 국내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의 중국 수출 축소로 직결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 동향을 보면 국내 자동차부품 중소기업의 대중 수출은 3억달러 규모로 미국(11억 5000만 달러), 멕시코(4억달러), 일본(3억 2000만 달러)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시장이다.

경기도에서 자동차 초음파 센서를 제조하는 A 기업은 현재 작년 동기 대비 중국 수출 물량 발주가 약 30%에 불과하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서 중동 수출 물량이 끊기면서 현지 자동차 재고가 급증했고, 그 영향으로 발주 물량이 크게 줄었다”며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수출이 감소하면서서 올해 경영 여건이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일부 업체에서 중국 기업과의 공급 계약이 지연되는 등 이상 징후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며 “중동 사태가 더 길어지면 중국 완성차 수출 감소로 인한 국내 자동차부품 업계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관세와 중동 리스크 등 악재가 산적한 가운데 중국 수출까지 위축될 경우 영세한 자동차 부품 중소기업은 심각한 경영 위협을 받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의 2024년 자동차 부품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 기업 2만 1443개 가운데 매출액 30억 원 미만은 1만 5605개사로 전체의 72.7%를 차지했다. 매출이 5억 미만인 기업도 전체의 약 30%에 달했다.

이에 정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에 따른 자동차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바우처 440억 원과 24조 원 규모의 금융 지원에 착수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복합위기에 직면한 국내 자동차품 업계가 무너질 경우 자동차 산업 밸류체인이 훼손될 수 있는 만큼 단기적 재정 지원을 넘어 중장기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수출과 내수 모두 부진한 상황에서 현재 자동차 부품 업계가 처한 위기는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산업 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구조적 문제”라며 “정부가 북미와 중국 외 시장을 적극 개척하고, 부품업체의 해외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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