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보다 덜 해롭다고? 전자담배 연기, 이곳까지 파고든다는데
변민광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팀
전자담배 유해성 입증 핵심 연구 140여편 분석
입력 2026-04-09 07:00
전자담배에서 발생하는 연기가 흡연자는 물론 간접흡연자의 건강 악화와 대기 오염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재확인됐다. 일반 담배에 비해 덜 해롭다는 인식과 달리 혈관 내피세포는 물론 뇌 속 깊은 곳까지 영향을 끼치고, 3차 간접흡연 피해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변민광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의과대학, UC 샌디에이고 의과대학 연구팀과 지난 20년간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입증한 핵심 연구 140여 편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일반 담배에 비해 비교적 가볍겨 여겨지던 전자담배의 유해성을 입증했다고 8일 밝혔다.
전자담배는 연초 담배의 대체재 또는 흡연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해왔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5년 국내 일반 담배 흡연율은 2019년 대비 약 12% 감소한 반면, 전자담배 사용률은 약 82% 뛰었다. 그러나 연구진이 전자담배 노출이 인체 장기에 미치는 영향을 두루 분석한 결과 폐 건강뿐 아니라 뇌·심혈관·대사 체계 등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 사용자는 비흡연자 대비 대사증후군 발병 위험이 최대 1.4배 높았다.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를 함께 쓰는 여성은 중성지방 수치가 3.9배까지 치솟는다는 보고도 있었다.
전자담배가 내뿜는 니코틴과 나노 입자는 혈관 내피세포를 손상시켜 동맥경화와 혈압 상승, 동맥 경직도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뇌의 에너지 대사를 방해하고 염증을 유발해 인지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 전자담배는 뇌졸중 발생 시 뇌 손상을 더욱 심각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더욱 인상적인 건 전자담배 연기가 간접흡연자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전자담배 기기로 가열된 액상은 미세먼지보다 작은 나노 입자 형태의 ‘에어로졸’로 바뀌어 공기 중에 떠다닐 수 있다. 실제 에어로졸이 벽지나 가구에 달라붙게 되면 3차 간접흡연의 위험까지 발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됐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실내흡연 후 환기를 하더라도 표면에 침착된 에어로졸은 수개월간 남아 영유아나 반려동물이 독성에 노출되도록 만들 수 있다.
연구진은 에어로졸의 나노 단위 니코틴과 중금속, 독성 물질은 대기오염도 일으킨다고 밝혔다. 일부 연구는 전자담배 에어로졸로 인한 오염물질을 포함해 현재와 같은 대기 오염 시나리오가 계속될 경우 그로 인한 사망률이 2050년까지 2배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변 교수는 “전자담배가 전신의 장기에 독성을 유발한다는 것이 학계의 공통된 결론”이라며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대중과 정책 입안자, 의료 전문가 모두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연간 약리학 및 독성학 리뷰(Annual Review of Pharmacology and Toxicology)’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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