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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덮친 노란봉투법...사용자성 인정, 교섭단위 분리로 ‘하청 연쇄 교섭’ 현실화

노동위, 포스코 하청 노조 간 교섭단위 분리 결정

포스코, 협력사 직원 7천명 직접 고용 추진키로

노동부 포괄임금 지도 지침에 경총 반발

입력 2026-04-09 06:25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3월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 첫날인 3월 10일 서울 세종로에서 열린 민주노총 투쟁 선포대회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중동전쟁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법률), 통상임금 등 노동 이슈가 기업을 덮치고 있다.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본격화하는 여름철을 전후해 노동권을 확대하려는 노조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노동위 “금속노련·금속노조·플랜트 건설노조 분리 교섭하라”

글로벌 통상 환경 변화와 중동전쟁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법률), 통상임금 등 노동 이슈가 기업을 덮치고 있다.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본격화하는 여름철을 전후해 노동권을 확대하려는 노조의 요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8일 원청인 포스코와 단체교섭을 추진하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전국플랜트건설노조의 하청 소속 조합원들이 신청한 교섭단위 분리 신청 사건에서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포스코의 사용자성을 인정해 교섭단위를 별도로 분리하라고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란봉투법 시행 후 하청 노조 간에 교섭 단위를 분리해야 한다는 노동위의 첫 판단이다.

경북지노위는 “하청 단독으로는 위험요인 제거나 안전설비 설치 등의 구조적 개선이 어려우니 산업안전과 관련한 교섭 의제에 대해 포스코가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사용자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교섭단위 분리 결정과 관련해서는 “금속노조의 경우 노조 간 공정대표 관련 분쟁 등 기존 사례를 토대로 노조 간의 갈등 가능성과 이익대표성 등을 고려했고, 플랜트건설노조는 플랜트 건설의 특성, 작업방식 등 업무 성격이 다른 점을 고려해 별도 분리가 필요하다고 봤다”고 했다. 포스코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하청 노조 간 업무 성격 차이를 고려해 교섭창구 단일화 원칙도 예외로 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앞서 지난 10일 또 다른 하청 노조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한국노총 금속노련)이 포스코에 단체 교섭을 요구하자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플랜트건설 노조는 각각 교섭단위 분리신청을 한 바 있다. 이번 판정에 따라 금속노련과 금속노조, 플랜트건설노조의 교섭 단위는 각각 분리된다.

이에 대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교섭단위 결정 제도 역시 교섭창구단일화의 틀 안에서 운영할 필요가 있다”며 “이해관계의 차이가 크지 않은 사안이나 교섭요구 안건이 동일한 경우에도 일방의 요구만을 반영해 교섭단위를 분리할 경우 교섭혼란과 갈등이 커질 수 있으므로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고용노동부 해석지침 등에 따르면 원청이 하청노조의 교섭 상대방이 되기 위해서는 하청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실질적으로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어야 한다”며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해 일시적인 개입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구조적인 통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협력사 직원 7000명 직접 고용 결정에 뿔난 포스코 노조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전경.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는 이날 포항·광양 제철소에서 조업을 지원하는 협력사 직원 약 7000명에 대한 직접 고용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 전체 협력사 직원이 약 1만명 중 70%를 직접 고용 인력으로 인정한 것이다. 포스코는 양 제철소의 협력사 인력 중 입사를 희망하는 현장 직원들부터 순차적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대법원은 지난 2022년 포스코 협력사 직원 50여명이 11년 전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 대한 최종 판결에서 협력사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제철소에서 크레인 운전, 반제품을 압연해 열연코일, 냉연코일, 도금 제품을 생산하거나 운반·관리하는 업무를 하는 노동자들이 현장 조업 지원을 수행한다고 보고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포스코는 다른 유사소송이 줄줄이 진행되는 만큼 관련 업무를 하는 이들을 직접 고용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협력사 직원 채용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포스코는 학력, 직무, 고용 형태 등에 따라 다양한 임금 체계를 운영하고 있는데, 고용 전환 인력의 임금과 복지 등 처우를 놓고 불만이 제기되거나 기존 직원들과의 역차별 논란이 불거져 노노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조는 이날 성명을 통해 협력사 직원 직접 고용 방침과 관련, “공감대 형성이란 절차를 무시한 채 진행된 일 처리”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입사 과정의 치열한 노력과 직무의 고유한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통합 과정에서 공정한 원칙과 합리적 기준을 확립하겠다”고 했다.

경총 “정부 포괄임금 지침, 사회적 합의 위배한 것”

한국경영자총협회. 사진제공=경총
한국경영자총협회. 사진제공=경총

경총은 이날 고용노동부의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에 반발했다.

경총은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지침을 통해 정액수당제까지 원칙적으로 금지한 것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어렵게 도출한 사회적 합의를 위배한 것”이라며 “경영계는 어렵게 마련한 노사정 합의를 무력화한 정부의 이번 지침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경총은 “업종 또는 직무 특성상 근로시간의 엄격한 기록·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정액수당제 활용이 불가피한 사업장까지 금지하는 것은 현장의 혼란과 법적 분쟁을 초래할 것”이라며 “포괄임금 자체가 ‘공짜노동’을 유발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의 오남용이 문제되는 만큼, 정부는 금지보다 불공정한 관행을 개선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했다.

노동부의 지침은 정액급제뿐만 아니라 연장근로수당과 야간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제 수당을 포괄해 산정·지급하는 정액수당제도 현행법에 어긋나 원칙적으로 금지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지난해 12월 노사정이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 합의를 통해 정액급제는 개선하되 정액수당제와 고정OT(초과근무시간) 형태는 금지하지 않기로 한 결정과 다소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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