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박물관에 초상화까지 걸렸는데…호주 ‘전쟁영웅’, 민간인 5명 살해 혐의로 기소
입력 2026-04-09 08:42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전해 영연방 최고 무공훈장을 받은 호주의 ‘전쟁영웅’이 비무장 민간인 5명 살해와 관련된 전쟁범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호주 연방경찰은 공수특전단(SAS) 출신 퇴역 군인 벤 로버츠 스미스(48)를 5건의 전쟁범죄에 따른 살인 혐의로 체포·기소했다.
크리시 배럿 호주 연방경찰청장은 로버츠 스미스가 2009∼2012년 아프간전 참전 당시 현지 민간인 여러 명의 불법 살해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배럿 청장은 구금된 비무장 아프간 민간인들이 로버츠 스미스에 의해, 또는 그의 명령에 따라 부하들에게 총격당한 혐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로버츠 스미스는 아프간전에 6차례 파병된 전직 군인이다. 여러 전공을 인정받아 2011년 영연방 최고 무공훈장인 빅토리아 십자훈장(VC)을 받았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을 알현하기도 했다. 호주 전쟁박물관에는 그의 초상화가 전시됐으며 ‘올해의 아버지’로 선정되는 등 전쟁영웅으로 광범위하게 알려진 인물이다.
그러나 2018년 호주 언론은 그가 비무장 아프간 민간인에 수갑을 채운 채 절벽에서 발로 차 떨어뜨린 뒤 부하들에게 사살을 명령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로버츠 스미스는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민사소송을 냈으나, 2023년 호주 법원은 그가 아프간 파병 당시 민간인들을 사살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이 사건의 배경에는 2020년 호주 정부의 아프간 전쟁범죄 특별조사 보고서가 있다. 폴 브레레턴 판사는 아프간에 파병된 전·현직 호주군 특수부대원 25명이 민간인 39명을 불법 살해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만 2021년 탈레반의 아프간 재집권 이후 관련 증인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사는 상당한 난항을 겪어왔다. 로버츠 스미스가 이번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최대 종신형이 선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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