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자 크기 설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AI 기반 ‘내성지도’ 완성…“약발 안 듣는 전립선암 골라낸다”

김형범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교수 연구팀

전립선암의 ‘안드로겐 수용체’ 변이 대규모 분석

약물 내성 지도 구축…“신약 개발 적용 가능성”

수정 2026-04-10 15:00

입력 2026-04-09 17:38

클립아트코리아
클립아트코리아

국내 연구진이 남성암 발생 1위를 기록한 전립선암의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지도를 구축했다.

김형범 연세대 의대 약리학교실 교수 연구팀은 전립선암 치료 저항성의 핵심 원인으로 알려진 ‘안드로겐 수용체(AR)’ 변이를 대규모로 분석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9일 밝혔다.

전립선암은 가장 흔한 남성암으로 전 세계 남성에게 새롭게 발생하는 암의 약 14%를 차지한다. 고령화 영향으로 환자 수는 2020년 140만 명에서 2040년 약 29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3년 한해 동안 2만 2640명이 전립선암으로 진단돼 폐암을 제치고 국내 남성 암 발생 1위에 올랐다. 전립선암의 진행과 치료 반응은 AR 신호 경로의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립선암의 표준치료 역시 엔잘루타미드와 같은 AR 신호 억제제가 쓰인다.

그러나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유전자 변이로 인해 약물저항성이 나타난다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AR 변이는 대부분 임상적 의미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의미 불확실 변이(VUS)’로 남아있어,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어려움이 많은 실정이다.

프라임 편집 기반 AR 변이 라이브러리 구축 및 스크리닝 플랫폼.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프라임 편집 기반 AR 변이 라이브러리 구축 및 스크리닝 플랫폼. 사진 제공=연세의료원

연구팀은 차세대 유전자 교정 기술인 ‘프라임 편집’을 활용해 안드로겐 수용체 특정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단일 염기 변이의 99.95%, 2765개 변이를 전립선암 세포에 구현했다. 이후 표준 치료제인 엔잘루타미드와 차세대 후보 약물인 바브데갈루타미드를 각각 적용해 각 변이가 약물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전수 조사하고 ‘약물 내성 지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엔잘루타미드에 내성을 보이는 225개의 신규 변이와 바브데갈루타미드에 내성을 보이는 40개의 변이를 새롭게 밝혀냈다. 엔잘루타미드에 내성을 보인 신규 변이의 약 40%는 바브데갈루타미드에 치료 효과가 있었다. 연구진은 실제 환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당 내성 변이를 보유한 경우 엔잘루타미드 치료 시 예후가 좋지 않음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는 AR 변이가 환자 치료 결과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단백질 구조정보를 학습한 인공지능(AI) 모델 ‘DeepAR’과 ‘DeepAR-Enz’를 개발했다. 실험으로 확인되지 않은 나머지 변이에 대해서도 기능 이상 여부와 약물 내성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환자의 AR 변이 정보를 기반으로 치료제를 선택하는 정밀의학적 접근이 가능해졌다”며 “프라임 편집 기반의 대규모 변이 분석 플랫폼은 전립선암을 넘어 다양한 암종의 표적치료제 평가와 신약 개발에도 확장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광고삭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