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정상회담 앞두고…北 ‘악마의 무기’ 집속탄 시험
[6~8일 탄두 장착 SRBM 발사]
수십개 자탄 분리 대량살상 무기
이란 전쟁선 방공망 뚫는데 사용
“축구장 10개 면적 초토화” 주장
전자기펄스·탄소섬유탄도 공개
한미일, 北에 “도발 중단” 촉구
수정 2026-04-09 23:36
입력 2026-04-09 18:06
북한이 사흘에 걸쳐 집속탄과 전자기펄스(EMP)탄, 정전탄 등 각종 특수 탄두를 탑재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 시험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특히 최근 중동 전쟁에서 이란이 이스라엘 공격에 사용한 집속탄까지 시험해 축구장 10개에 달하는 면적을 초토화했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대남 적대 기조를 분명히 하는 동시에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미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 정부는 즉각 미국·일본과 함께 북한의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9일 국방과학원과 미사일총국이 6~8일 중요 무기 체계에 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전 8시 50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여러 발을 발사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2시 20분께 1발을 추가로 쐈다.
북한은 이번 발사에서 이른바 ‘악마의 무기’로 불리는 집속탄도 시험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불리는 ‘화성-11가’ 미사일에 탑재한 ‘산포전투부(집속탄)’로 축구장 10개 면적에 해당하는 6.5~7㏊를 초토화했다고 주장했다. 집속탄은 하나의 탄두 안에 여러 개의 자탄을 넣어 피해 범위를 극대화한 무기다. 최근 중동 전쟁에서 이란이 이스라엘의 방공망인 ‘아이언돔’을 뚫는 데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북한은 전자기 무기 체계 시험과 탄소섬유 모의탄(정전탄) 살포 시험 사실도 공개했다. 앞서 우리 군은 7일 비행 초기 소실된 북한의 미상 발사체를 포착했는데 이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자기 무기는 EMP탄을 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강한 전자기파로 전자 기기 내부 회로를 손상시켜 통신망과 레이더 등 첨단 군사 장비는 물론 군 지휘 체계까지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다. 탄소섬유탄은 자탄에 실린 탄소섬유가 전력망에 달라붙어 정전을 일으키는 무기로 ‘정전폭탄’으로도 불린다.
북한 미사일총국은 이번 시험에 대해 “무기 체계들을 부단히 개발 및 갱신하기 위한 총국과 산하 국방과학연구기관들의 정기적인 활동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번 시험이 대남·대미 메시지가 아니라 자체 무기 개발 계획에 따라 진행됐다는 주장인 셈이다.
다만 이번 시험이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의 대남 담화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분명히 하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김 부장은 6일 이재명 대통령의 ‘대북 무인기 침투’와 관련한 유감 표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재발 시 “감당하기 어려운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그 어떤 접촉 시도도 단념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김 부장의 경고를 물리적으로 입증한 셈”이라며 “적대적 두 국가 기조를 군사적으로 뒷받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음 달 미중정상회담과 이날부터 진행 중인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북과 맞물려 대미 강경 입장을 드러냈다는 해석도 나온다. 북한은 9~10일 왕 부장의 방북 기간 동안 중국 측과 한반도 문제 사전 조율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비핵화 협상 불가, 핵보유국 인정 등 대미 강경 입장을 견지하겠다는 의지를 과시성 발사로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직후 미국·일본 외교 당국과 전화 협의를 갖고 이번 시험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며 도발 중단을 촉구했다. 외교부는 “백용진 외교부 한반도정책국장이 전날 데이비드 와일레즐 미국 국무부 한일 담당 부차관보, 오쓰카 겐고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심의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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