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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정책실서 검토하라”…기업들 보유 부동산 처분 비상

非업무용 부동산 보유부담 강화

주요 대기업 사업보고서 분석

6개사 투자부동산 합산액 5조원대

재계 “미래 투자 위한 자산도 있어”

수정 2026-04-13 09:30

입력 2026-04-09 18:24

지면 2면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비업무용 기업 부동산에 대한 보유 부담을 강화하는 등 ‘생산적 금융’을 강조했다.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제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비업무용 기업 부동산에 대한 보유 부담을 강화하는 등 ‘생산적 금융’을 강조했다.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대대적인 보유 부담을 안기는 방향으로 검토해보자”고 언급하면서 조(兆) 단위의 투자 부동산을 보유한 국내 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1조 6900억 원의 투자 부동산을 쌓아둔 포스코홀딩스를 비롯한 주요 기업들은 부동산 보유 목적 분류 작업과 처분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9일 서울경제신문이 주요 기업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말 기준 1조 6916억 원의 투자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LG(1조 828억 원)와 SK(034730)(1조 603억 원)도 1조 원을 넘겼고 롯데지주(6309억 원), 효성중공업(298040)(4759억 원), 현대차(005380)(1652억 원) 등도 수천억 원대를 보유 중이다. 6개사 합산 투자 부동산만 5조 1067억 원으로 규모를 별도로 공개하지 않는 삼성전자(005930) 등을 포함하면 전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부동산이란 기업이 단순 임대 수익이나 시세 차익을 목적으로 소유한 부동산으로 영업 활동에 사용되는 유형자산과는 구분된다. 한 제조 기업이 실제 사업에 사용되는 창고를 보유하고 있으면 유형자산으로 분류되지만 다른 기업에 빌려줘 임대 수익을 거두고 있으면 투자 부동산이 된다.

이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기업들의 비업무용 부동산 처분 압박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전체회의에서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서는 과거 한 번 대대적으로 규제를 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거의 사라진 것 같다”며 “이것은 별도 항목으로 한 번 (청와대) 정책실에서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보유세와 법인세 등을 통한 세제 강화, 규제 부활 등 부동산 보유 억제 장치 도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투자 부동산을 생산 및 연구개발(R&D) 시설로 전환하는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1조 6000억 원이 넘는 투자 부동산을 가진 포스코홀딩스는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어 정부 정책의 영향을 크게 받는 만큼 매각 절차를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포스코홀딩스의 투자 부동산 규모는 연결 기준 2023년 1조 6163억 원, 2024년 1조 9559억 원으로 꾸준히 1조 원을 크게 상회해왔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홀딩스는 “투자 부동산으로 잡힌 금액 중 대부분은 외부 임대 목적의 오피스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투자 부동산으로 분류된 자산 중 일부는 미래 사업 확장이나 추가 투자를 위해 전략적으로 확보해둔 경우 또한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업무용과 비업무용을 어떻게 구분할 것이냐는 기준의 문제 역시 쟁점이다. 포스코와 SK 등 지주사는 자회사 관리와 투자 목적상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하는 경우가 많아 업무용과 비업무용을 구분하는 기준에 따라서 부동산 매각 규모가 갈릴 수 있다. 특히 지주사는 계열사에 사무실을 임대해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절차가 투자 부동산으로 분류될 수 있다. 기준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기업들이 눈치 보기식으로 분류 작업에 나서 처분이 이뤄질 경우 기업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생산 시설이나 연구소 등 실질 경영 활동에 쓰이는 자산은 보호하되 임대 수익 위주의 부동산 투자는 엄격히 목적과 성격을 들여다보겠다는 취지로 일단 이해하고 있다”며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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