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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성과급 37.5조’ 요구한 삼성 노조의 도넘은 생떼

수정 2026-04-10 00:05

입력 2026-04-10 00:05

지면 31면
지난 3월 18일 삼성전자 노조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3.1%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뉴스1
지난 3월 18일 삼성전자 노조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3.1%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모습. 뉴스1

삼성전자 노조의 요구가 도를 넘었다.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내놓으라는 주장은 상식의 범위를 크게 벗어난다. 반도체(DS)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을 250조 원으로 가정할 경우 성과급 규모는 37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연구개발(R&D) 투자액(37조 7000억 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연봉 8000만 원 기준으로도 메모리사업부 직원 1인당 5억 6000만 원이 돌아간다.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투자 재원을 ‘성과급 잔치’로 모두 소진하라는 요구와 다름없다.

영업이익과 연동된 과도한 성과 보상 체계는 기업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훼손할 수 있다. 기업 이익의 최우선 사용처는 투자다. 신사업과 설비 확충의 적기를 놓치면 업황 변동성에 대응할 수 없어 경쟁에서 도태된다. 특히 반도체 산업은 선제적 투자 없이는 생존 자체가 어렵다. 삼성전자가 과거 불황기에도 50조 원 이상을 설비투자에 쏟아부었기에 오늘날 슈퍼사이클(초호황)에 올라탈 수 있었다. 노조의 요구대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면 삼성전자는 앞으로 하만(9조 3000억 원)과 같은 빅딜 기회를 네 번 이상 잃을 것이고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신시장 주도권 확보도 늦어질 수 있다.

사측이 제시한 영업이익의 13%에 상당하는 특별포상안마저 거부한 노조의 행태는 협상이 아니라 압박이고 대화가 아니라 일방적 강요다. 더욱이 반도체 부문에 편중된 성과급 구조는 다른 부문 구성원들의 박탈감을 키우며 노노 갈등을 부추길 소지가 크다. 내부 결속은 무너뜨리고 기업 경쟁력은 약화시키는 ‘이중의 자해’다. ‘전쟁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만큼 녹록지 않은 국내 경제 현실을 감안하면 노조의 행태는 무책임을 넘어 현실 인식 부재에 가깝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영원할 수 없다. 미국의 견제는 날로 노골화하고 중국의 추격은 매섭다. 호황에 도취돼 ‘성과급 잔치’나 벌일 때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분배를 둘러싼 소모적 대립이 아니라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노사 상생의 길을 열어가는 일이다. 노조는 무리한 요구와 파업 압박을 즉각 거두고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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