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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못 떠”…호르무즈발 ‘하늘길 위기’ 카운트다운

3주 내 해협 재개방 못할 시 사상 초유 사태

연료 가격 2배에 항공사들 줄줄이 항공편 취소

“EU 차원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조치 필요해”

입력 2026-04-10 20:25

이란 전쟁 여파로 이달부터 국내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가 최대 3배 오르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영종도=권욱 기자
이란 전쟁 여파로 이달부터 국내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가 최대 3배 오르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에서 항공기가 이륙하고 있다. 영종도=권욱 기자

호르무즈 해협이 3주 내로 완전히 재개방되지 않으면 항공업계가 사상 초유의 연료 부족 사태에 직면할 전망이다. 항공사들의 제트 연료 비축량이 바닥나고 있는 데다 전쟁으로 공급 차질까지 겹치면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공항들을 대표하는 ACI유럽은 아포스톨로스 치치코스타스 EU 교통 담당 집행위원에게 서한을 보내 “항공유 공급에 대한 공항 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EU 차원의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ACI유럽은 “3주 내로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되지 않으면 EU는 구조적인 항공유 부족 사태에 직면할 것”이라며 “여름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우려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베트남을 비롯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이미 연료 부족에 따른 항공유 배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연료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연료 가격이 2배로 뛰면서 항공사들이 항공편 취소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했음에도 유가는 여전히 오름세다. 시장조사기관 아거스 미디어에 따르면 북서유럽 기준 제트 연료 가격은 9일 톤당 1573달러로 마감했다. 이란 전쟁 이전 톤당 약 750달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ACI유럽 관계자는 “현재 EU 전역의 제트 연료 생산 및 가용량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이 없다”며 “공급 부족이 현실화하면 공항 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불가피하고, 지역 사회는 물론 유럽 경제 전반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항공사들은 이미 유류비 부담에 운항 규모를 줄이고 있다. 델타항공은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을 상쇄하기 위해 주중·심야 항공편을 포함해 이번 주 운항 규모를 3.5% 감축하기로 했다. 에어뉴질랜드도 연료비 상승을 이유로 일부 항공편을 줄였으며, 폴란드 항공사 LOT는 비인기 노선을 축소하고 항공권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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