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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겨냥한 교황...“하느님은 전쟁 축복 안하신다”

첫 미국인 교황, 엑스(X)에 전쟁 반대 입장 밝혀

특정 인물 언급 없지만 미·이란 전쟁 겨냥 해석

트럼프·헤그세스 ‘종교 언어’ 사용에 거부감 표출

수정 2026-04-11 14:41

입력 2026-04-11 14:41

최초의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 연합뉴스
최초의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 연합뉴스

최초의 미국인 교황인 레오 14세가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혔다.

레오14세는 10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하느님은 어떤 전쟁도 축복하지 않는다”며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제자라면 과거에 칼을 들었고 오늘날에는 폭탄을 떨어뜨리는 이들의 편에 서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정 국가나 인물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의 전쟁에 종교적 표현을 써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하나님은 선하기 때문에 전쟁에서 우리 편에 서 있다”고 했고,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은 이번 충돌을 “하나님의 섭리 아래 수행되는 전쟁” 또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수행되는 성전”으로 표현하는 등 종교적 수사를 사용해왔다. 특히 헤그세스 장관은 부활절 기간 이란에서 구조된 미군 조종사의 생환을 예수의 부활에 비유하며 “하나님은 선하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레오 14세가 종교를 전쟁 정당화 수단으로 끌어들이는 흐름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레오14세는 “군사 행동은 자유나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며 “평화는 오직 공존과 대화를 끈기 있게 증진할 때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같은 날 또 다른 글에서도 “기독교 동방의 성지에서 비인간적인 폭력이 확산하고 있다”며 “전쟁이라는 신성모독과 이익 추구의 잔혹함 속에서 인간의 생명은 부수적 피해로 취급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어린이와 가족 등 가장 약한 이들의 생명보다 가치 있는 이익은 없다”며 “어떤 명분도 무고한 피를 흘리는 것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레오 14세는 미국 시카고 출신으로 가톨릭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이다. 지난해 5월 즉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정책에 줄곧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레오 14세는 오는 7월 4일 미국 건국 기념 250주년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트럼프 행정부의 요청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 이후 지속해 전쟁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문명이 사라질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도 “진정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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