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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편입에 베이프샵 직격탄…‘유사 니코틴’ 풍선효과 우려도

■담배사업법 개정안 24일 시행

‘거리기준 충족’ 소매인 지정 부담

폐업 속출…“상당 매장 문 닫을 것”

제세부담금 영향 제조업자 타격도

무니코틴 등 ‘다른 사각지대’ 지적

수정 2026-04-12 23:55

입력 2026-04-12 18:08

지면 22면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전자담배샵에서 각종 액상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남소정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전자담배샵에서 각종 액상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남소정 기자

담배사업법 개정안 시행으로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서 커온 액상형 전자담배 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합성 니코틴이 담긴 액상 전자담배까지 법상 담배로 편입되면서 베이프샵 등 소매 업자들이 일제히 제도권 규제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당장 상당수 매장의 줄폐업이 우려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무니코틴, 유사 니코틴 제품으로 수요가 이동하면서 또 다른 규제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24일부터 시행되는 담배사업법 개정안의 핵심은 담배의 정의를 기존 궐련 중심에서 연초·니코틴 기반 제품 전반으로 확대한 데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법적 담배로 분류되지 않았던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도 일반 궐련 담배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관리·감독을 받게 됐다.

그동안 액상형 전자담배는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합성 니코틴을 원료로 한 액상형 전자담배는 법적으로 담배로 분류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느슨한 규제를 적용받았다. 별도의 담배 소매인 지정 없이도 매장을 운영할 수 있었고 온라인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판매·홍보도 사실상 방치됐다. 이 틈을 타 시장은 빠르게 팽창했다. 베이프샵에 제품을 공급하는 한 도매 업체에 따르면 소매 업자 회원 수는 2018년 300여 명에서 지난달 2084명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업계가 가장 큰 부담으로 꼽는 것은 담배 소매인 지정 요건이다. 담배 소매인으로 등록하려면 기존 영업소와 일정 거리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편의점 등 기존 담배 판매망이 이미 촘촘하게 깔려 있어 신규 등록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상공인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담배 소매인 간 거리 제한을 2년간 유예하고 세금도 한시적으로 감면할 방침이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관계자는 “기존 판매망이 촘촘하게 형성돼 있어 소매인 지정 자체가 쉽지 않다”며 “상당수 매장이 제도권에 편입되지 못하고 폐업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는 벌써 폐업 사례가 나오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10년째 전자담배 매장을 운영해온 김 모 씨는 최근 폐업을 결정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담배 소매인 등록을 해야 하지만 매장 사정상 기준을 맞추기 어려워 영업을 이어가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안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담배 소매업 신청 건수는 연간 1300~1500건 수준을 유지했지만 지정 건수는 2024년 1391건에서 지난해 995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제조업자들의 타격도 불가피하다. 개정안 시행 이후 합성 니코틴 액상형 전자담배에도 일반 담배와 같은 제세부담금이 부과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가격 상승이 결국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제조 업체들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정부가 규제 공백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영세 소매업자들의 부담이 한꺼번에 커졌다는 반응도 나온다. 다만 합성 니코틴 액상 전자담배 시장이 규제 사각지대를 틈타 빠르게 확산한 만큼 이번 제도 개편을 불가피한 정상화 조치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문제는 여전히 규제에서 제외된 무니코틴, 유사 니코틴 제품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들 제품은 온라인 판매나 SNS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관리가 쉽지 않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미 무니코틴, 유사 니코틴 제품이 퍼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키운다. 이병준 한국전자담배산업협회 회장은 “업자들이 규제를 피해 유사 니코틴 제품으로 이동하는 편법이 나타날 수 있다”며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은 유사 니코틴으로 시장이 이동할 경우 오히려 더 위험한 환경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전자담배샵에서 각종 액상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해당 매장은 올해 폐업 계획이다. 남소정 기자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전자담배샵에서 각종 액상 전자담배를 판매하고 있다. 해당 매장은 올해 폐업 계획이다. 남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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