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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값 뛰고 中은 황산 수출 제한…제조업 ‘초긴장’

[주요 원자재 가격 다시 뛰어]

中, 호르무즈 불안에 선제적 조치

반도체 등 핵심소재 중동에 의존

재고 있지만 장기화땐 산업 타격

“수입선 다변화만으론 대응 한계

공급망 재편 중장기 대책 세워야”

수정 2026-04-13 23:44

입력 2026-04-13 16:50

지면 8면
13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에이디켐테크 본사에서 직원이 석유화학 중간제품 중 하나인 의료용품 원료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에이디켐테크 본사에서 직원이 석유화학 중간제품 중 하나인 의료용품 원료를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금속 가공 및 비료 등을 생산할 때 쓰이는 황산 수출을 다음 달부터 중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이 결렬되면서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 가격도 다시 급등하는 등 공급망 재편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거래되는 알루미늄 3개월 선물 가격은 12일(현지 시간) 전 거래일보다 1.6% 오른 톤당 3498.5달러를 나타냈다. 전쟁 개시 전보다 11% 높은 수치로 4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중국이 다음 달부터 황산 수출을 전면 중단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중국 내 일부 황산 생산 업체들은 최근 당국으로부터 수출 중단과 관련한 통보를 받았으며 현지 대형 구매 업체 역시 공급 업체 측으로부터 같은 내용을 전달받았다. 중동은 황산의 원료인 황 생산의 약 33%를 공급하고 있는데 호르무즈해협 항행 불안이 지속되자 중국이 국내 산업 보호에 나선 것이다.

구리·아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황산은 구리 생산이나 정유와 배터리 산업에서 다양하게 쓰인다. 비료를 만들 때도 황산이 반드시 필요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급 부족 현실화에 지난해 초 톤당 464위안(약 10만 원) 수준이던 황산 가격은 이미 올해 초 1045위안(약 23만 원)까지 뛰었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핵심 소재에 대한 공급망 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13일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중동 지정학 리스크 확대에 따른 산업 공급망 핵심 품목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액화 브롬의 97.5%는 이스라엘산이었다. 브롬은 난연제나 의약품을 만들 때 광범위하게 활용되는 소재다. 반도체 식각 공정에도 액화 브롬으로 만든 브롬화수소가스가 사용된다. 다른 산업에서는 브롬 대신 염소·아이오딘을 쓸 수 있지만 반도체 공정에서는 대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공정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헬륨도 지난해 수입액의 64.7%가 카타르에 집중돼 있었다. 헬륨은 천연가스를 채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어서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국 중 하나인 카타르가 전 세계 수요의 3분의 1을 공급하고 있다.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카타르 최대 헬륨 산업단지가 가동을 멈춘 탓에 글로벌 헬륨 가격은 이미 50% 가까이 폭등한 상태다.

이 외에도 석유화학 원료·냉매는 물론 발전용 연료로도 쓰이는 암모니아의 수입은 사우디아라비아에 40%가량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에서 출발해 호르무즈해협을 건너온 비료용 요소 역시 전체 수입액의 34.5%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와 업계는 당장 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실제 반도체 협회는 최근 설명 자료에서 “반도체 기업들은 헬륨·브롬화수소 등 필요 원자재의 일정 수준 재고를 사전에 확보하고 있다”며 수급 차질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도 “6월 말까지는 반도체 공장이 서는 일이 없게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의 협상 국면이 수개월 더 지연되기라도 하면 반도체 핵심 소재 공급이 끊기는 비상사태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꼭 이번 전쟁이 아니더라도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가 위치한 페르시아만이나 이스라엘이 있는 레반트 지역은 끊임없는 지정학적 분쟁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문제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특정 지역에서 위기가 찾아와도 산업이 멈추는 일이 없도록 공급망 전반을 재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핵심 품목의 비축과 수입선 다변화는 당연하고 그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며 “수입 집중도가 높은 품목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중장기적 대책을 미리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무협 역시 “이번 충격은 산지 집중과 해상 병목이 결합한 구조적 공급 충격”이라며 “단순 수입선 다변화만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통계상 수입국이 다양하더라도 실제 생산지가 특정 지역에 편재돼 있으면 지정학 리스크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무협은 각 원자재별 특성을 고려해 주요 산업의 공정이 멈추는 일이 없도록 핵심 품목을 모니터링하며 실물 확보형 조달 체계로 전환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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