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지역 치안 공백 커지자…퇴직 경찰 부른다
■警 ‘치안보조인력 활용’ 연구 용역
‘인구 감소세 뚜렷’ 지방 중심 검토
직무 범위·경찰 권한 부여 등 논의
美·日 사례 기반 법적 규제도 분석
수도권과 ‘치안 양극화’ 해소 목적
자치경찰제 확대 논의와도 맞물려
수정 2026-04-13 18:02
입력 2026-04-13 17:25
경찰이 인구 감소로 치안 공백이 커지는 지방을 중심으로 퇴직 경찰 등 전문 인력을 치안 보조 인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순 보조 수준을 넘어 해외 사례를 참고해 일정 범위의 직무와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까지 함께 들여다보는 연구가 시작되면서 지역 경찰 운영 체계 개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달 3일 ‘인구 감소·소멸 지역의 치안 서비스 유지를 위한 지역 경찰 운영 체계 최적화 및 치안 보조 인력 활용 방안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농어촌 등 인구 소멸 지역에서 심화하는 치안 인력 부족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인력 활용 모델과 지역 경찰 운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구에는 경찰과 소방·교정 분야 퇴직 인력을 치안 보조 인력으로 전환하는 방안의 타당성과 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뒷받침할 법·제도적 기반을 검토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도 자율방범대와 시니어 치안지킴이 등이 치안 보조 역할을 맡고 있지만 법적 권한의 한계로 합동 순찰이나 캠페인 등 보조 업무에 주로 머무르고 있다. 이에 경찰은 퇴직 경찰처럼 치안 경험과 현장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활용해 역할과 권한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성과 현장 이해도를 고려하면 가장 먼저 검토할 수 있는 인력이 퇴직 경찰”이라며 “별도의 적응 기간 없이 현장에 비교적 빠르게 투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연구에서는 해외 사례도 집중적으로 검토된다. 경찰청은 영국의 PCSO(Police Community Support Officer), 미국의 보조 경찰, 일본의 방범 지도원 제도 등을 비교해 치안 보조 인력의 직무 범위와 권한을 어디까지 둘 수 있을지 살펴볼 예정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제복과 장비를 지급하고 제한적인 범위 안에서 경찰권 일부를 수행하도록 하는 모델도 운영하고 있다. 경찰은 이런 사례를 토대로 국내 도입 가능성과 법적 규제, 권한 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할 방침이다.
이 같은 논의의 배경에는 지방 치안 공백과 수도권 과밀화가 동시에 심화하는 이른바 ‘치안 양극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현재 112 신고 건수를 중심으로 인력을 배치하고 있지만 경찰청 내부에서는 이 방식만으로는 면적, 고령화율, 출동 거리 등 지역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연구에서는 관할 면적, 112 순찰차 도달 시간, 고령자 비율, 관광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새로운 인력 배치 모델도 함께 검토할 예정이다.
지구대나 파출소 2~3곳을 묶어 치안 수요가 많은 1곳을 ‘중심 관서’로, 나머지를 ‘공동체 관서’로 운영하는 중심 지역 관서 제도도 다시 검토 대상에 올랐다. 인구 감소가 더 심화할 경우 지역 관서 통폐합과 거점화 운영을 어떻게 설계할지도 함께 살펴볼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치안 보조 인력 확대를 넘어 자치 경찰제 확대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직 재설계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지역 특성에 맞는 인력 운영 방식과 새로운 치안 보조 인력 체계를 다각도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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