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성장률 1% 전망까지…중동發 ‘S공포’ 가시화
입력 2026-04-14 00:01
이란 전쟁의 여파로 올해 한국 경제가 1% 성장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IB) 나틱시스는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8%에서 1.0%로 낮췄다. 한국은행의 2.0%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7%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나틱시스는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2%에 달할 것이라며 “(한국 등) 신흥 아시아 국가들이 스태그플레이션 환경에 직면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리서치 회사 캐피털이코노믹스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0%에서 1.6%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기관들이 잇따라 한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하는 것은 고유가에 대한 구조적 취약성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수입 원유의 70%, 액화천연가스(LNG)의 20%가량을 중동에서 조달한다. 이런 경제 특성상 국제 유가 급등은 기업과 가계에 직접적인 충격을 준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에너지 인프라 파괴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우려한 것도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과 이란 간 호르무즈해협 봉쇄 맞불 대응으로 13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9.1% 급등한 배럴당 103.87달러까지 치솟았다.
현 상황에서 우리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것으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 정부도 중동발(發) 경제 위기에 경각심을 갖고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집행을 본격화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에 일단 빠지면 쉽게 벗어날 수 없다. 물가를 잡으려고 금리를 올리면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경기를 부양하려고 금리를 내리면 물가가 급등하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S공포’에 대한 빠르고 복합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다. 무엇보다 위기 돌파의 근본 해법을 에너지 공급망을 확충하고 기업의 투자 활력을 높이는 데서 찾아야 한다. 중동에 편중된 에너지 수급을 다변화하고 기업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도 걷어 내야 한다.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우리 경제가 S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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