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차 전기본, 재생·원전 균형 잡힌 ‘에너지 대계’ 세워야
입력 2026-04-14 00:01
정부가 올해부터 2040년까지의 ‘에너지 대계(大計)’를 담은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밑그림을 이달 하순 공개한다. 이재명 정부의 첫 중장기 에너지 로드맵인 이번 전기본은 향후 에너지 정책의 운영 기조와 방향성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는 12차 전기본 수립을 위한 첫 토론회를 열어 실무안을 발표한 뒤 공청회 개최와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 보고 등을 거쳐 정부안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12차 전기본은 단순히 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는 차원을 넘어 국가의 생존과 직결되는 에너지 안보 생태계를 재구축하는 전력 분야의 국가 대계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전력 소비는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첨단산업 수요 급증으로 2035년쯤에는 지금보다 4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중동 전쟁에서 명확히 드러난 것처럼 지역 분쟁과 지정학적 위기에 우리나라의 에너지 안보는 취약하기 짝이 없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결합한 정교한 에너지 믹스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하지만 이달 초 정부가 내놓은 ‘에너지 대전환 추진 계획’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공급 쪽에 기운 듯해 우려스럽다. 2030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20% 이상 확대, 2030년 신차 보급량의 40% 전기·수소차로 전환,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 60기 단계적 폐지, 분산형 전력망 전환 등 하나같이 우리 경제 현실이나 기업 여건과는 거리가 먼 정책들 일색이다. 반면 추가 원전 건설이나 소형모듈원전(SMR) 확대 등 원전 활성화 방안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설마 이런 기조가 12차 전기본에 고스란히 반영되지는 않겠지만 걱정이 된다.
중동 전쟁을 계기로 안정된 에너지 시스템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사실이 보다 분명해졌다. 정부는 재생에너지에 기울었던 유럽 국가들이 하나둘씩 ‘원전 회귀’로 급선회하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독일과 프랑스·이탈리아 등은 “원전 외면은 전략적 실수” “원자력은 에너지 주권과 탈탄소의 핵심”이라며 뼈아픈 ‘탈원전 반성문’을 쓰고 있다. 정부는 안정적 기저 전원인 원전 산업을 육성하는 에너지 믹스 전략을 12차 전기본에 비중 있게 다뤄야 한다. 석탄 등 화석연료 퇴출도 무리하게 추진할 것이 아니라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 경쟁국 상황을 살피면서 ‘질서 있는’ 출구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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