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힌 해협 또 막기’ 트럼프 회심의 한수, 통할까?
입력 2026-04-14 05:34
※[글로벌 모닝 브리핑]은 서울경제가 전하는 글로벌 소식을 요약해 드립니다.
해협 역봉쇄한 트럼프, 공습 카드 만지작…이란 “홍해도 막겠다” 맞불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 결렬 이후 양국 간 긴장이 급속도로 고조되며 중동 에너지 수송로 전체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 역봉쇄에 이어 이란에 대한 제한적 군사 공격 재개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란 역시 홍해 바브엘만데브해협 봉쇄 가능성으로 맞불을 놓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결렬 직후 이란 담수화 시설·발전소 등을 겨냥한 제한적 공습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전면전은 원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 항구 출입 선박은 봉쇄하되, 주변 아랍 국가들의 통행은 허용해 이란의 석유 수출을 정밀 타격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현재 호르무즈해협에 정박 중인 2000여 척의 선박이 양국 사이에 사실상 전면 봉쇄된 상황입니다.
협상 쟁점도 여전히 깊은 간극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중단·시설 해체·대리세력 지원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란 측은 20년간 농축권 포기 등의 조건을 수용 불가로 일축했습니다. 다만 양측 모두 협상 종료를 공식 선언하지 않아, 협상력 극대화를 위한 벼랑 끝 전술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주변국에도 파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다음 달 예정된 미중 회담에서 봉쇄 해제를 압박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필요 시 핵심 광물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본은 에너지 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금리 인상을 검토 중이며, 시장은 일본은행이 이달 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약 60%로 보고 있습니다.
402조원 中 투자 들어간 공항·항만 이란이 때렸다
중동에 2700억 달러(약 402조 원)을 투자한 중국이 이란 전쟁의 직격탄을 맞으며 단기적 손실과 장기적 기회 사이의 복잡한 셈법에 직면했습니다. 중국이 자금을 투입한 두바이 국제공항,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 설비, 오만 두큼 항만 등 3곳이 이란의 공습 피해를 입었고, 추가로 12곳이 고위험 지역에 노출된 상태입니다.
중국은 팬데믹 이후 일대일로 투자의 무게중심을 아프리카에서 중동으로 옮겨왔습니다. 2018~2023년 중동 대출·무상지원 비중을 50% 늘린 반면 아프리카는 50% 줄였으며, 같은 기간 중동 기부액은 미국의 약 2.3배에 달합니다. 걸프 국가들의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친환경·관광 중심의 경제 전환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입니다.
피해는 인프라에만 그치지 않습니다. 분쟁 전 아랍에미리트(UAE)에만 약 37만 명의 중국인이 체류했으며, 1만 명 이상이 철수했음에도 이주 비용 부담으로 상당수가 전쟁 지역에 잔류 중입니다. 현재 위험에 처한 프로젝트 규모는 약 7조 원에 달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중국이 장기적으로 이번 혼란에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합니다. 미국이 중동에서 신뢰를 잃는 사이,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통행료 일부를 위안화로 수취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는 등 경제적 입지 확대의 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폭풍이 지나간 뒤 중동 재건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中 명품 자리에 AI 안경·로봇이 들어왔다
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소비 부양의 핵심 동력으로 내세우며, 하이난 국제소비재박람회에서 스마트안경과 돌봄로봇이 명품을 밀어내고 전시관의 주인공으로 떠올랐습니다. 60개국 3400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과거 럭셔리 제품이 차지하던 1호 전시관을 통째로 과학기술 상품에 내주며 중국의 달라진 소비 전략을 뚜렷하게 보여줬습니다.
올해 전시에서는 기술 시연보다 실생활에 바로 쓸 수 있는 제품들이 전면에 배치됐습니다. 혈압 등 건강 지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돌봄로봇, 손길에 반응하는 반려로봇 등 저출생·고령화 시대를 겨냥한 제품이 주목받았고, AI 안경 업체들도 단독 부스와 대여 서비스까지 마련하며 치열한 홍보 경쟁을 벌였습니다.
중국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도 두드러집니다. 올해 양회에서는 ‘이구환신’ 보조금으로 2500억 위안(약 54조 원)을 배정하고 스마트안경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으며, 6000위안 이하 제품에 최대 500위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JD닷컴·타오바오 등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도 보조금 배너를 내걸고 판매에 나서면서 올해 1월부터 월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박람회 개최지인 하이난성은 지난해 12월 섬 전역을 특별세관구로 묶는 ‘봉관’ 정책 시행 이후 면세 품목을 1900개에서 6600개로 대폭 확대했습니다. 그 결과 봉관 직후 한 달간 면세 쇼핑액이 전년 대비 46.8% 급증하며, 내수 활성화와 외자 유치의 전략적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유럽의 트럼프’ 16년 만에 퇴장…후임 “EU·나토 복귀” 선언
‘유럽의 트럼프’로 불리며 16년간 헝가리를 이끌어온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총선 대패로 권좌에서 내려오게 되면서 유럽 정치 지형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고되고 있습니다. 야당 티서당이 전체 199석 중 138석을 확보하며 개헌 가능 의석인 133석을 넘어섰고,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당은 55석에 그치며 완패했습니다.
티서당의 머저르 페테르 대표는 승리 직후 “헝가리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강력한 동맹이 될 것”이라고 선언하며 오르반 시대와의 단절을 분명히 했습니다. 오르반 총리는 트럼프·푸틴과의 밀착 관계를 바탕으로 유럽 내 극우 포퓰리즘의 선봉 역할을 해왔으나, 헝가리 외무장관의 러시아 관련 녹취록 파문과 심화된 부패·경제난이 민심 이반을 가속화했습니다.
정권 교체는 헝가리 대외 관계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전망입니다. 머저르 대표는 줄곧 친(親)EU·나토 노선을 표방하고 러시아에 비판적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EU는 사법 독립성과 법치주의 미흡을 이유로 수년간 헝가리 지원금을 동결해왔는데, 시장에서는 정권 교체를 계기로 동결 자금이 해제되고 중장기적으로 유로화 도입 가능성도 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결과는 유럽 전반에서 감지되는 극우 포퓰리즘의 퇴조 흐름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트럼프와 푸틴이 공개적으로 오르반을 지지했음에도 유권자들이 변화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헝가리 총선은 유럽 정치의 새로운 분기점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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