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말이 렌즈안 한국어로…명품 자리 밀어낸 스마트안경
제6회 하이난 국제 소비재박람회
AI안경 업체 총출동해 각축전 벌여
군무부터 반려·돌봄로봇까지 다양
AI 통한 소비 부양 의지 전면 내세워
수정 2026-04-13 21:22
입력 2026-04-13 21:16
13일 중국 하이난성 하이커우에서 열린 제6회 국제소비재박람회. 인공지능(AI) 통역기로 유명한 아이플라이텍의 부스에는 기존 주력 상품이 아닌 거대한 AI 안경이 전면에 배치돼 있었다. 기자가 옆에 전시된 실물 안경을 쓰고 몇 가지 질문을 던지자 관계자의 중국어 답변이 눈앞에서 한국어 자막으로 바로 번역됐다. 아이플라이텍 관계자는 “올 6월 출시될 예정으로 중국 현지에서 실물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강력한 번역 기능이 강점이며 향후 자체 AI 에이전트도 탑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 블록 건너 ‘AI+전자상거래’ 콘셉트로 차려진 알리바바 타오톈그룹(전자상거래 부문) 부스에도 인모·엑스리얼 등 AI 안경 업체 4곳이 한데 모여 치열한 경쟁전을 벌이고 있었다. 엑스리얼의 AI 안경에 휴대폰을 연결해 유튜브 영상을 시청하던 한 인도인 관람객은 “마치 영화관에 온 것 같다”며 감탄했다. 바로 옆 무대에서는 춘제 갈라쇼(춘완) 군무로 화제를 모은 유니트리의 ‘G1’ 등 주요 로봇 4대가 관중의 환호 속에 이단발차기·백텀블링 등 각종 묘기를 선보이고 있었다.
60개국, 3400개 기업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 이번 박람회는 고급 보석과 승용차 등 과거에 자리를 차지했던 럭셔리 제품이 아닌 과학기술 상품에 1호 전시관을 통째로 내줘 눈길을 끌었다. 과학기술 전시관은 지난해 독립 전시관으로 처음 승격된 데 이어 올해는 참가 기업 수가 30개에서 50개로, 전시 제품도 200여 개로 늘며 규모가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특히 지난해 기술 시연 중심이었던 전시와 달리 올해는 실생활에서 바로 활용 가능한 제품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혈압 등 주요 건강 지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돌봄로봇, 사용자의 손길에 반응하는 반려로봇 등 저출생·고령화 시대를 겨냥한 상품이 다수 등장했다. AI 안경의 경우 아이플라이텍과 알리바바 부스에 참가한 4곳 외에도 항저우 ‘로키드’ 등 다수 업체들이 단독 부스를 차려 대여 서비스까지 선보이며 신제품 홍보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었다.
중국은 2024년부터 AI를 경제 전반에 접목해 공급과 수요를 최적화하고 소비를 끌어올리겠다는 ‘AI+소비’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AI 안경과 스마트홈 등 AI 기반 신제품을 새로운 소비 수요 창출의 핵심으로 보고 구매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올해 양회에서도 ‘이구환신(중고 소비재 교체 및 디지털 제품 구매 촉진)’ 보조금으로 2500억 위안(약 54조 원)을 배정하고 스마트안경 등 AI 제품을 지원 대상에 포함시켰다.
특히 올해 1월부터 지원 대상에 추가된 스마트안경은 비교적 고가인 6000위안(약 130만 원) 이하의 가격 제품에 대해 최대 500위안(약 1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JD닷컴이나 타오바오 등 중국의 대표적 e커머스 업체들은 ‘국가 보조’ 배너를 걸고 보조금 적용 가격만큼 인하해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이미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던 시장에 보조금을 더하면서 1월부터 월별 판매량은 증가 추세다.
이번 박람회는 하이난성이 지난해 12월 섬 전역을 특별세관구로 묶는 ‘봉관’ 정책을 시행한 후 처음 열렸다. 면세 품목이 기존 1900개에서 6600개로 대폭 확대되면서 봉관 시행 직후 한 달간 면세 쇼핑액은 48억 6000만 위안(약 1조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8% 증가했다. 경제성장 둔화 속 과감한 면세 정책을 통해 하이난을 외자 유치와 내수 활성화의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 반영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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