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은 계속돼야 한다
천민아 건설부동산부 기자
입력 2026-04-14 17:40
“언니, 결혼 준비가 이렇게 힘든 거였어? 신혼집 구하는 게 너무 힘들어.”
요즘 예비 신랑신부를 만나면 결혼 2년 차 선배랍시고 나름 진지하게 조언하고는 한다. “큰 고비를 같이 넘기면 더 단단해진다”거나 “결혼 준비할 때 원래 다들 힘들다”는 식이다. 그런데 신혼집 얘기가 나오면 명색이 부동산 분야를 취재하는 데도 목소리가 작아진다. “잘 찾아보면 있을 거야”라며 이곳저곳 지역을 추천해 보지만 실제 제시할 수 있는 선택지는 그리 많지 않다.
최근 서울 강북 14개구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1억 원을 돌파했다. 강남 집값 상승세가 둔화됐지만 강북과 서남권은 연초 대비 3% 이상 올랐다. 전월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서울 외곽이나 인접 도시로 발길을 옮기는 이들도 많다. 신혼부부와 청년들이 서울에서 집을 마련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6·3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서울시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주택 정책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추진한 신속통합기획은 말만 그럴듯하고 성과는 없다”고 주택 정책을 비판했다. 이에 오 시장은 “정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부동산 지옥을 경험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두 사람 모두 공급을 늘리고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이지만 철학과 비전은 공방 속에 묻히는 모습이다.
서울의 주택 공급 기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서울 주택 공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재개발·재건축은 정비구역 지정부터 입주까지 십수 년이 걸린다. 선거마다 정책이 뒤집히고 사업이 멈추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치른다. 정비사업이든 유휴부지 개발이든 주택 공급은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속도감 있게 추진돼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장 후보들이 유권자에게 예측 가능한 공급 로드맵을 제시하고 제대로 이행하기를 바란다. 그래서 예비 신혼부부의 질문에 “공급은 계속될 것이고, 조금씩 나아질 것이니 차근차근 주거 사다리를 밟아 올라가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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