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도의 원자력·조선· AI 파트너십
라훌 라즈 인도 자와할랄 네루대학교 한국학과 교수
입력 2026-04-14 18:17
라훌 라즈
인도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 한국학과 조교수
지정학적 요인에서 기술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국과 인도의 파트너십이 진화하고 있다. 양국은 문화·경제적 유대를 넘어 앞으로 원자력·조선·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에서 전략적 제휴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에서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에 맞춰 탄소 배출 감소 의지를 갖고 있어 한국의 첨단 원자력 기업들에게는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 양국이 원자력 안전, 폐기물 관리, 최첨단 원자로 설계에 관한 협력에 나설 수 있다. 인도는 오는 2047년까지 원자력 용량을 22GW에서 100GW로 확장할 계획이다. 인도는 오는 2070년 넷제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원자력을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생각한다.
한국은 낮은 비용으로 큰 핵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예를 들어 아랍에미리트의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에서 작업했으며, 체코 공화국에서 원자로를 건설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소형 모듈 원자로, 원자력 안전, 연료 주기 관리 등은 인도와 미국이 함께 협력할 수 있는 분야이다. 인도의 새로운 샨티 법안은 외국 투자자들이 원자력 발전소에 투자하도록 책임 문제에 대한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또한 2011년 양국은 상호 에너지 시설 개발을 위한 민간 원자력 협력 협정에 서명했다.
양국 협력의 또 다른 분야는 조선 및 해양 부문을 들 수 있다. 조선 분야에서 선도적인 한국과 현재 자체 역량을 구축하고 있는 인도는 강력한 파트너십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메이크 인 인디아’ 이니셔티브와 관련된 인도의 야망은 한국의 정교한 조선 기술과 기술적 노하우를 통해 크게 향상될 수 있다. 한국의 조선 산업은 전 세계 4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HD현대와 한화오션은 조선 분야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이다.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 대한 한국의 전문성은 양국 조선 협력의 문을 열어준다.
지난해 10월 인도 정부는 조선 분야에 대한 8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세계 상위 5위권 조선국으로의 도약 목표를 제시했다. HD현대 조선 및 해양 부문은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에 연간 350만~400만 총톤(GT)을 생산할 수 있는 40억 달러 규모의 신규 조선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인도는 지난해 한국에서 대형 가스 운반선(VLGC) 두 척을 인수해 페르시아만에서 LPG를 가져오는 데 쓰고 있다. 인도해운공사(SCI)는 8만 8000 입방미터 용량의 매우 큰 VLGC 8척을 건조하기 위해 전 세계 조선소에 관심 표시서(EoI)를 요청했다. HD현대는 인도 코친 조선소(CSL)과 5억 달러 규모의 조선 합작 투자(JV) 설립을 위해 협상 중이다. 인도 항만해운수로연방부는 최근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인도 조선 기술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시행 계획에 서명했다.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라는 점에서 AI 분야에서도 양국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 인도는 현재 반도체 생산 분야에서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2021년 말 반도체 분야에서 100억 달러 규모의 생산연계 인센티브(PLI) 제도를 도입했다. 인도의 반도체 시장은 국내 수요와 외국인 투자의 영향을 받아 2030년까지 1000억 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숙련된 인력 및 스타트업 생태계와 한국의 반도체 경쟁력이 결합하면 글로벌 공급망 위험을 완화하고 강력한 AI 협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국의 심텍은 인도에 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1억 5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 기업 ASIP와 한국의 APACT는 안드라프라데시주에 모바일폰과 전자제품용 반도체 공장을 설립 중이다. LG는 인도를 전략적 수출 기지로 보고 첨단 반도체와 AI 기능 개발을 목표하고 있다. 삼성은 방갈로르 연구시설에서 AI와 고성능 컴퓨팅 작업을 진행하기 위해 인도 엔지니어를 합류시켰다.
양국의 협력적 AI 이니셔티브는 인도의 농촌 의료 및 도시 인프라 분야에서 수백만 명에게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스마트시티와 디지털 거버넌스 분야에서 한국의 전문성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2018년에 설립된 인도-한국 연구혁신센터(IKCRI)는 AI 발전을 위한 집중 센터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의 디지털 신원 및 결제 시스템과 한국의 규제 구조는 균형 잡힌 데이터 정책을 위한 견고한 기반을 제공한다. 인도는 디지털 인프라를 강화하고 AI 중심지로 자리잡기 위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구글이 앞으로 5년간 안드라프라데시 AI 데이터센터에 150억 달러를 투자키로 한 것은 인도에서 가장 큰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지난 2023년 한국의 솔리스-IDC는 인도에 2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 센터 계획을 발표했다.
양국 관계는 단순히 무역과 문화 교류를 넘어 에너지와 조선, AI 분야에서 상호 이익을 거두기 위한 파트너십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국 속담에 ‘같이 가면 멀리 간다’라는 속담이 있다. 미래를 위해 양국의 전략적 파트너십이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인도 자와할랄 네루대학교 한국학과 학사석사, 신라대학교 한국학과 학사, 한양대학교 국제학대학원 한국학 박사
·(전) 경주대학교 교양과정대학 조교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한국학과 겸임교수, 세종대학교 호텔관광대학 조교수
·(현) 인도 자와할랄 네루 대학교 한국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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