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짓으로 로봇 조종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
초소형 빛 검출 센서와 맞춤형 인쇄 기술
AI 결합으로 한계 극복, 99.3% 정확도 달성
차세대 XR 인터페이스로서의 확장성
입력 2026-04-15 14:06
눈짓만으로 로봇을 움직일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가 개발됐다. 렌즈를 착용한 채 안구를 움직이면 로봇 팔이 시선 방향을 따라 움직이는 원리다. 무겁고 복잡한 기존 확장현실(XR) 기기를 대체할 차세대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기술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정임두 교수(인공지능대학원 겸직) 연구팀은 센서를 렌즈에 직접 인쇄하는 특수 기술과 저해상도 신호를 고해상도로 복원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로봇 팔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렌즈 위에는 100개(10x10)의 빛 검출 센서가 집적돼 있다. 눈을 움직일 때마다 달라지는 빛 분포를 센서가 읽어내 시선 방향을 추적한다. 상하좌우는 물론 대각선 방향까지 정밀하게 구분해 로봇 팔에 전달하며, 안구를 깜빡이는 동작만으로 물건을 집어 올릴 수도 있다.
연구진은 둥근 렌즈 표면에 센서를 직접 인쇄하기 위해 ‘메니스커스 픽셀 프린팅(MPP)’ 기술을 자체 개발해 적용했다. 노즐 끝에 맺힌 센서 원료 잉크를 렌즈 표면에 미세하게 찍어내는 방식이다. 액체의 볼록하거나 오목한 곡면을 뜻하는 메니스커스 현상을 활용해 잉크의 배출과 퍼짐을 정교하게 제어한다. 건조된 잉크는 빛을 감지하는 페로브스카이트 물질만 남아 완벽한 센서로 기능한다.
이 기술은 기존 센서 제작과 달리 패턴을 새기기 위한 마스크가 필요 없고, 다양한 안구 곡률에 맞춰 인쇄할 수 있어 개인 맞춤형 렌즈 제작에 매우 유리하다.
초소형 렌즈의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호 해상도 저하 문제는 딥러닝 기반의 초해상도 AI 기술을 통해 극복했다. 실제 장착된 센서는 100개지만 AI를 거치면 최대 6400개(80x80)의 센서가 작동하는 것과 같은 고품질 신호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신호 재구성에 걸리는 시간도 0.03초에 불과해 로봇 팔을 실시간 수준으로 부드럽게 제어한다.
실제 안구 모형을 이용한 실험 결과, 눈동자 움직임만으로 물체를 집어 옮기는 동작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으며, 방향 인식 정확도는 99.3%에 달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기계공학과 공병훈, 김도현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팀은 “하드웨어적 공정 혁신과 AI 기반 신호 복원 소프트웨어 기술을 결합해 렌즈라는 초소형 폼팩터의 공간적 제약을 극복한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를 총괄한 정임두 교수는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인간의 시각 정보를 로봇 제어 신호로 직접 변환하는 고도화된 인간-기계 상호작용(Human-Robot Interaction, HRI) 시스템 구현이 가능함을 증명했다”며 “차세대 초경량 XR 인터페이스 장치로서 눈의 움직임만으로 다양한 전자 기기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강현실 기반 산업용 로봇 원격 제어, 재난·재해 환경에서의 탐사 로봇 운용, 국방 분야의 무인체계 및 드론 조종, 의료 및 재활 지원 시스템, 스마트 모빌리티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닌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구 결과는 재료 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3월 11일 자에 게재되었으며, 최신 호 전면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어 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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