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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순창 “현수막 없는 美·獨처럼…‘6·3 지방선거’ 친환경 전환 필요”

■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유가 급등·수급불안 속 엄청난 현수막과 비닐, 홍보책자 문제

2018년·2022년 지방선거 각각 13만개가량 폐현수막 발생

현수막 1장당 대략 원유 1.6㎏ 소요, 온실가스 6.28㎏ 발생

팬데믹 계기 온라인 교육 높아졌듯 친환경 선거 정착시켜야

“친환경 현수막·디지털 공보물 확대해 총선·대선에도 적용”

수정 2026-04-16 09:09

입력 2026-04-16 07:30

지면 29면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가 중동 위기 속 6·3 지방선거를 친환경 선거로 치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광본 선임기자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가 중동 위기 속 6·3 지방선거를 친환경 선거로 치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고광본 선임기자

“중동전쟁의 여파가 장기화될텐데 6·3 지방선거를 친환경 방식으로 치루고 오는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에 친환경 선거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15일 서울 광진구 건국대 연구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수막과 비닐, 홍보 책자가 엄청나게 남발돼 환경을 망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소 교수는 국민대 행정학과 학·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일본 도쿄대 국제사회과학 박사수료, 영국 버밍엄대 리서치 펠로우에 이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위원장, 문재인 정부 시절 대통령 직속 정책자문위원, 한국지방자치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수막은 대부분 폴리에스테르나 플라스틱 합성수지 재질에 유성 잉크로 글씨를 쓰는데 매립해도 썩지 않고 녹여서 섬유 등으로 재활용도 불가능하다. 결국 대부분 소각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 고형연료(SRF)로 재활용되더라도 결국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진다. 일부 사회적 기업을 중심으로 장바구니와 청소용 마대, 백팩·모래주머니로 재활용하고 있으나 그 비율은 20%대에 그치는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중동 위기 심화로 인해 유가·나프타값 급등과 수급 불안이 가속화하면서 현수막값이나 비닐값이 폭등하고 홍보물·명함 등 종이값도 심상치 않지만 당이나 후보자 모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는 “가뜩이나 유가 급등으로 산업·농업 등 각 분야에서 고통을 받는데 현수막까지 많이 만들어서는 안된다”며 “현수막을 소각하면 이산화탄소·일산화탄소·질소산화물 등이 대거 배출되는데 이번 지방선거부터 친환경 선거의 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현수막은 13만8100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었던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사용된 현수막은 12만8000장에 각각 달했다. 마켓그로리포트·포춘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현수막의 주원료인 폴리에스터 1kg을 만들기 위해서는 1.6kg가량의 원유가 필요하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분석 결과, 무게가 1.2㎏인 현수막 1장을 사용하면서 나오는 온실가스 무게를 이산화탄소로 환산하면 6.28㎏에 달한다. 그럼에도 공직선거법상 후보자들은 각각 선거구 안의 읍·면·동 수의 2배 이내의 현수막을 게시할 수 있어 선거철만 되면 현수막이 유독 범람한다. 여기에 크기와 개수 제한이 없는 선거사무소 외벽 초대형 현수막과 정당 홍보 현수막도 많고 사전 투표·본 투표 유도 및 후보자 당선·낙선 인사 현수막까지 다량의 폐현수막이 배출된다. 소 교수는 “선거 문화가 발달한 미국·유럽 등에서는 거리 현수막이나 벽보를 거의 찾아볼 수가 없는데 이번 중동전쟁을 계기로 폐현수막 등의 문제를 심각히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현수막·일회용 홍보물 감축과 재활용 의무화, 종이 인쇄물 최소화와 디지털 공보 확대, 온라인 토론회·비대면 선거운동 활성화, 전기차·대중교통 중심 유세 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소 교수의 제언이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반 정책 비교 플랫폼 구축, 온라인 공론장 확대, 안정성을 전제한 전자투표·모바일 참여 확대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AI·디지털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날로그 중심의 구태의연한 선거 방식이 지속되고 있다”며 “친환경 현수막 사용, 벽보와 가정용 홍보물 QR 안내판 설치 등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소순창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번 선거를 친환경 선거로 만든 뒤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게 소 교수의 소신이다. 그는 나랏일을 하겠다는 선량을 뽑는 선거를 반환경적으로 하면서 국가적으로 탄소 중립 정책을 펴는 모순에서 벗어나자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는 현수막은 물론 선거 벽보도 잘 이용하지 않고 유권자들이 후보자 지지 스티커를 승용차에 부착하거나 집 앞마당에 간판을 세우는 점을 참고하자고 소개했다. 독일에서는 거리 선거 부스에서 정당 로고가 새겨진 볼펜·풍선 등을 나눠주고 온라인 선거운동에 역점을 둔다. 그는 “우리는 아직까지 온라인 선거 운동이 활성화됐다고 보기 힘들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온라인 교육이 활성화됐듯이 이번 중동 위기를 계기로 친환경 선거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소 교수는 이번 선거 이후 출범하는 지방 정부와 의회는 재생에너지 확대 등 지역 단위 에너지 자립, 녹지·생태 복원 활성화, 순환경제 기반 구축을 통해 ‘생활 속 탄소 중립’을 실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중앙정부도 지방정부에 대해 재정 분권 부여 등 자치 분권 체제로 과감히 전환해야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동발 위기 속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를 기후위기, AI·디지털 혁명, 지역소멸 같은 시대적 도전에 대응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지방도 중앙 정부와 정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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