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세제·인프라 ‘무한’ 지원…로봇·자율차 누비는 도시 만든다
■4대 메가특구 어떻게 조성되나
공원서 이동로봇이 광고·영업 가능
자가용 재생에너지 직접거래 자율화
위험성 낮은 의료기기 허가前 사용
지자체장에 자율차 운행 허가 권한
메가특구법 연내 제정해 신속 지정
수정 2026-04-15 23:35
입력 2026-04-15 17:50
정부가 ‘4대 메가특구’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5극 3특의 ‘지역균형성장’과 ‘국가전략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기 위해서다. 현재 3000개에 달하는 소규모 특구가 산발적으로 지정돼 있지만 제한적인 규제특례와 국가 주도의 설계라는 제약 탓에 지역 핵심 산업을 육성하는 데 한계가 뚜렷하다고 본 것이다. 이에 광역·초광역 단위 지역을 선정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규제특례를 메뉴판에서 골라 쓰도록 하고 재정·세제 지원까지 묶어 그간의 한계를 돌파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정부는 특히 로봇·재생에너지·바이오·자율주행 등 4개 핵심 성장 산업에 집중해 효율적인 지역 산업 육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광역 단위의 로봇 메가특구에는 로봇의 원본 데이터 활용과 이동로봇의 공원 내 영업 활동을 전면 허용하고 바이오 메가특구에는 1조 원 규모의 ‘메가펀드’를 조성하는 등 전폭적인 권한과 지원책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는 14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첫 회의를 열고 5극 3특의 지방균형발전 전략과 연계한 ‘메가특구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방안에 따르면 로봇·재생에너지·바이오·자율주행 등 4대 분야 메가특구로 지정된 지역에는 전 중앙부처가 참여해 △메뉴판식 규제특례 △수요응답형 규제 유예 △업그레이드 규제 샌드박스 △패키지 정책 지원 등을 집중 제공할 예정이다.
정부는 무엇보다 메가특구에 ‘3대 규제특례’를 적용해 기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고 수준의 규제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메뉴판식 규제특례’를 통해 각종 규제 완화 항목을 정부가 미리 준비해 기업과 지역이 수요에 맞게 고르도록 하고 ‘수요응답형 규제 유예’로 현장 수요를 반영한 규제특례를 신속하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메가특구에 재정·금융·세제·인재·인프라·기술창업·제도 등 7개 분야 통합 지원 패키지도 제공해 투자 인센티브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손동균 국무조정실 규제조정실장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성장엔진 특별보조금’을 신설하고 행정통합지역의 경우 5조 원의 인센티브와 연계해 기업의 대형 투자 촉진에 기여하겠다”며 “국민성장펀드도 지방에 40% 이상 투자하고 지역성장펀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본 공급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산업통상부가 주도하는 ‘로봇 메가특구’에서는 ‘메뉴판식 규제특례’를 통해 다양한 로봇의 원본 데이터 활용, 무인 소방로봇의 도로 통행, 실외 이동로봇의 옥외 광고와 공원 내 영업 활동 등이 폭넓게 허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전적 규제특례 외에 기업이 추가로 필요로 하는 규제 완화 사항이 있다면 수요응답형 규제 유예가 적용된다. 가령 방역로봇을 활용한 소독업 활동을 위한 기업 수요가 있을 경우 정부가 심의를 거쳐 관련 규제를 신속히 유예하는 식이다. 여기에 데이터 팩토리 구축, 특화단지 지정 우대, 국민성장펀드, 공공 조달 확대를 통한 스타트업 육성 등 정책 지원 패키지도 적용된다.
바이오 메가특구에서는 1조 원 규모의 ‘메가펀드’가 조성되고 국립대병원·지자체 중심의 지역 의료 연구개발(R&D) 확대 등 각종 정책 지원 패키지도 뒤따른다. 메뉴판식 규제특례를 통해서는 첨단 재생 의료 심의 절차가 완화되고 치료 실시 요건도 확대된다. 분산형 임상시험, 웰니스·뷰티 의료기기의 허가 전 사용 등의 특례도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재는 허가 시 임상시험 자료를 제출해야 하지만 메가특구에서는 위험성이 낮은 의료기기에 대해 조건부 허가를 해 우선 사용하도록 하고 실사용 데이터를 허가 시 임상시험 자료로 인정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나머지 분야 메가특구에도 같은 방식의 규제특례와 정책 지원이 적용된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메가특구에서는 시도지사에게 자율차 임시 운행 허가 권한이 부여돼 기업의 허가 신청 부담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정책 지원 방안으로 △차량 정비·충전 공간, 차고지 등 상주·연구 공간 제공 △자율주행 산업 전문 인력 양성 △자율주행 AI 학습에 필요한 대규모 주행 데이터 및 GPU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메가특구에서는 재생에너지 직접거래가 전면 허용되고 자가용 재생에너지 거래의 자유화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재생에너지 직접 거래 시 망 요금 지원 기간 확대, 에너지저장장치(ESS)·마이크로그리드·동적제어 시스템 구축 지원, 신기술 R&D 및 테스트베드 구축 등 정책 지원도 병행된다. 정부는 4대 분야 메가특구 추진을 위해 국회와 소통하며 가칭 ‘메가특구 특별법’을 연내 제정하고 메가특구를 신속히 지정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전반적인 규제 구조 개혁도 추진하기로 했다. 핵심 산업 규제는 글로벌 기준에 맞춰 꼭 필요한 규제인지 정부가 스스로 설명·입증하고 규제 방식을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필요한 부분만 사후 관리하는 ‘네거티브 규제’ 전환 방안도 추진할 예정이다.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를 반영해 기존 규제의 적정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사후 규제영향평가’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오늘의 연재
더 많은 연재오늘의 이슈
더 많은 이슈-
241개
-
1,591개
-
106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