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대책에 은행원도 잘 몰라”…난수표 되어가는 가계대출
[S마켓 인사이드]
이재명정부 규제책 30개 발표
규제 촘촘히 나눠 금융사 혼란
투기성 1주택 기준도 논란 예고
입력 2026-04-15 17:53
금융과 부동산의 절연을 선언한 이재명 정부가 출범 후부터 30건이 넘는 가계대출 관리 방안을 쏟아낸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에서는 금융을 통한 수요 관리에 정책 초점이 맞춰지면서 은행원도 가계대출 제도를 제대로 모를 정도로 난수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특히 투기성 1주택자에 대한 추가 규제가 이뤄지면 그 근거와 기준을 두고 혼란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6·27 대책을 시작으로 올해 4·1 대책까지 총 네 차례의 대책을 통해 32건의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했다.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담대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했고 9·7 대책을 통해서는 수도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낮췄다. 1일에는 가계대출 총량 목표를 1.5%로 낮추고 주담대 관리 목표도 신설했다.
문제는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규제 대상을 지역과 주택 가격, 무주택 여부 등에 따라 촘촘히 나누면서 가계부채 관리 체계가 지나치게 복잡해졌다는 점이다. 일례로 서울에서 15억 원 이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경우 일반 차주는 6억 원을 한도로 LTV 40% 규제가 적용되지만 생애 최초 매수자의 경우 LTV 70% 규제가 적용된다. 조건에 따라 규제가 제각각이다 보니 차주뿐 아니라 은행 창구 직원들도 일일이 확인해야 할 사안들이 많아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구체적으로 △수도권 규제 지역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1억 원 제한 △이주비 대출 시 전입 의무 약정서 제출 의무 △디딤돌·버팀목 대출 한도 대상별로 축소 △1주택 전세대출 상환분 DSR 반영 등 가계대출 담당 직원들도 혼자서는 대출 가능 여부와 금액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정책은 정부가 만들지만 고객을 상대하는 건 창구 직원”이라며 “자금 계획에 변경이 생긴 고객들이 예외 사례에 대한 문의를 쏟아내지만 본점조차 해석에 상당한 시간이 걸려 민원 대응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여기에 정책 목표에 부응하기 위해 금융기관의 자체 규제까지 더해지면서 시장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농업협동조합과 신용협동조합은 비조합원 주담대를 사실상 중단했다. 새마을금고는 비회원 대상 주담대 신규 취급 중단에 이어 1년 이상 거래한 고객에게만 주담대를 내주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다음 달 추가 규제까지 예고하면서 금융권은 긴장하고 있다. 현재 금융위는 투기적 1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직장과 가족 부양 등 불가피한 사유는 예외를 인정한 채 투기성 수요를 잡겠다는 방침이지만 차주들의 사정이 제각각이라 어떤 기준을 설정하더라도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관치가 극심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투기적 1주택자를 어떻게 정의해도 억울한 사례는 나올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금융을 통해 집값을 잡으려다 보니 계속 규제를 세분화하고 늘려가는 구조”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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