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테마 이어 로봇·우주·방산…연금 머니무브 타고 연내 500조”
■ETF 순자산 400조 돌파…운용사 본부장들이 본 성장 비결
연초 이후 개인 순매수 32조 늘어
연금서도 원금보장→ 실적배당 이동
단기 매매 벗어나 ‘장투플랫폼’ 진화
전력·광통신·배당성장주 등 주목
출시 앞둔 단일종목 레버리지 기대
연금계좌 세금 역차별은 개선돼야
수정 2026-04-15 23:35
입력 2026-04-15 18:00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급속도로 400조 원에 도달하면서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ETF 본부장들은 “연내 500조 원 돌파도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 국내 증시 활황과 반도체를 동력으로 성장해왔고 향후 로봇·우주항공·방산 등을 타고 질적·양적 팽창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과거 레버리지 중심의 단기 매매 수단이었던 ETF는 장기·분산투자라는 취지에 맞게 투자자들의 ‘평생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이 과정에서 퇴직연금(DC·IRP) 계좌를 중심으로 한 유동성 유입은 ‘머니무브’를 더욱 촉발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삼성·미래에셋·KB·신한·한화·한국투자신탁운용 등 국내 6개 자산운용사 상장지수펀드(ETF) 본부장들은 초고속 성장의 비결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코스피 급등세에 더해 ‘달라진 투자 문화’와 ‘연금 시장의 개화’를 꼽았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증시 호조로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 순매수가 32조 원 늘었고 연금 계좌 내 ETF 투자도 폭발적으로 증가해 현재 퇴직연금 내 ETF 투자 규모가 60조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월 배당 상품 등 연금 투자자 활용도가 높은 상품이 늘어 수요 기반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원리금 보장형에서 머물던 연금 계좌 내 자금이 실적 배당형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머니무브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투자 저변 확대와 퇴직연금 투자 보편화로 ETF 시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순자산 500조 원 돌파도 머지않았다는 낙관적인 전망이 이어졌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과거 레버리지 위주 ‘사팔(사고팔기)’에서 벗어나 꾸준히 자금을 모아가며 복리 효과를 누리려는 건전한 투자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ETF 상품은 코스피·코스닥,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같은 지수형이 여전히 주류를 차지하고 있다. 14일 기준 순자산은 KODEX200(21조 325억 원), TIGER 미국S&P500(15조 6734억 원), TIGER 반도체TOP10(9조 4244억 원) 순이다. 동시에 지난해부터 테마형과 채권 혼합형 등 다양한 상품군이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차기 주도 섹터로는 로봇, 우주항공, 전력 인프라 등의 분야가 꼽혔다.
남용수 한국투자신탁운용 ETF본부장은 “올해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반도체와 전력 업종이 시장을 지속적으로 주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병목으로 주목 받는 광통신 네트워크 분야, 정부 정책에 따라 배당 성장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그룹장은 “이익을 내는 기업들이 배당주로서 역할까지 도맡아주며 배당주 투자가 과거와 다른 궤도에 접어들었다”고 짚었다.
다음 달 도입을 앞둔 ‘단일 종목 2배 레버리지 ETF’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서학개미 자금의 국내 회귀와 규제 완화 신호탄이라는 점은 긍정적이나 단기 투기 수요 자극과 차별성 없는 상품 난립은 경계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특히 단일 종목 레버리지 국내 출시가 처음이고 지수형 대비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투자자 사전 교육과 절제된 공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TF 시장 성숙을 위해 당국과 업계가 풀어야 할 최우선 과제로는 ‘세제 혜택 강화’가 지목됐다. 현행 세법상 국내 주식형 ETF는 일반 증권 계좌에서 거래할 때는 비과세지만 연금 계좌에서 연금으로 받을 때는 최대 5.5%의 연금소득세를 내야 한다. ETF 본부장 6명 중 5명이 “ETF 투자 활성화와 장기 투자 유도를 위해 연금 계좌 내 세금 역차별 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외형 성장에 치중한 단순 복제형 ETF 난립과 보수 인하 경쟁을 자제하고 서비스 강화와 포트폴리오 혁신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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