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뺑뺑이’ 끝에 숨진 4세…법원 “병원 책임 4억 배상하라”
입력 2026-04-16 03:31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를 겪다 숨진 4세 아동 사건과 관련해 병원들이 거액의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형사 재판에서는 의료진의 과실치사 책임이 인정되지 않았지만 민사 재판부는 응급환자 수용 거부와 조치 미흡을 근거로 책임을 인정했다.
15일 법조계와 한국환자단체연합회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민사1부는 고(故) 김동희 군 유족이 경남 지역 한 대학병원과 2차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병원들의 공동불법행위를 인정하고, 청구액 5억7898만 원 중 70%에 해당하는 약 4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김 군은 2019년 10월 경남의 한 병원에서 편도 제거 수술을 받은 뒤 상태가 악화되며 다른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이후 출혈 등 증상이 나타나 의식을 잃었고, 119 구급차를 통해 상급병원으로 전원 조치가 진행됐다.
그러나 이송 과정에서 일부 병원이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하면서 치료가 지연된 것으로 파악됐다. 구급차는 약 20㎞ 떨어진 병원으로 이동했지만 김 군은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수개월간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사건 이후 응급환자 수용 기피와 미신고 당직 의사 운영, 진료기록 허위 기재 등의 문제가 불거졌다. 검찰은 의료진 5명과 상급종합병원을 기소했다.
형사 재판에서는 의료진의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무죄가 선고됐다. 다만 일부 의료법 및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형이 내려졌다.
반면 민사 재판부는 판단을 달리했다. 병원들이 응급환자 수용을 거부하고 적절한 조치를 다하지 않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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