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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낳아도 맡길 데가 없어요”…신도시 번지는 ‘0세 고시’

■검단·동탄 등 어린이집 태부족

맞벌이 부부 점수 높아도 몇년 대기

국내 어린이집수 전년비 5% 감소

정책 힘입어 출산율 반등 전망 속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등 지원 절실

수정 2026-04-16 18:20

입력 2026-04-16 17:53

인천시 검단신도시에 거주하는 A(35) 씨는 출산과 동시에 어린이집 입소를 신청했지만 대기 번호가 100번대를 훌쩍 넘겼다. A 씨는 “맞벌이 부부라 어린이집 입소 점수가 높은 편인데도 턱도 없다”며 “신혼부부가 많은 검단신도시나 청라국제도시에서는 사실상 희망이 없는 것 같아 김포 쪽 어린이집까지 다시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근 출산율이 반등 곡선을 그리면서 영유아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수요도 다시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어린이집 수는 계속 줄고 있어 아이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한 맞벌이 부부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강도 높은 출산 장려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출산 이후 영유아 보육 환경에는 공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어린이집 수는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한국보육진흥원이 지난달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전국 어린이집 수는 2만 6105개소로 전년 동기(2만 7452개소)보다 4.9% 감소했다. 국내 어린이집 수는 2022년 3만 923개소에서 2023년 2만 8954개소로 줄어들며 3만 개 선이 무너진 뒤 이제는 2만 개 중반대까지 내려앉았다.

이 때문에 신혼부부가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는 이른바 ‘0세 고시’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화성시 동탄2신도시에서 최근 출산한 장 모(33) 씨는 “인기가 많은 1세 반은 0세 때부터 보내지 않으면 자리가 나지 않아 사실상 들어갈 수 없다”며 “요즘은 만삭일 때부터 어린이집 투어를 다니며 미리 알아봐야 해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0세 고시’라 부른다”고 말했다.

국내 어린이집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배경에는 2000년대 이후 이어진 출산율 하락이 있다. 국내 합계출산율은 2000년 1.47명에서 2005년 1.08명으로 떨어진 뒤 2018년(0.98명)에는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1명 아래로 내려갔다. 출생아 수 감소가 장기화되면서 어린이집 역시 구조적으로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 출산율이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0.8명을 기록해 4년 만에 0.8명대를 회복했다. 이에 따라 어린이집 수요도 다시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보육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2월 기준 어린이집 이용 아동 수는 88만 4030명으로 전년 동기(61만 2852명)보다 44.3% 증가했다. 올해 2월 기준 만 0~6세 전체 인구 대비 어린이집 이용률은 48.1%로 영유아 2명 중 1명꼴로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근 혼인율 증가와 정부의 출산 장려 정책 등에 힘입어 당분간 출산율 반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인구 전망: 2025~2045’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혼인 증가의 영향으로 올해 출산율이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올해 1월 기준 혼인 건수와 출생아 수는 각각 2018년,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인구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육아 인프라 재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상식 동국대 교육학과 교수는 “어린이집 감소 등으로 육아 인프라가 취약해지면 영유아 교육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등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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