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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본규제 풀어 생산적 금융 재원 99조 확보”

대형 금융사고 RWA 인식 10→3년 단축

‘매칭조정’ 등 보험업 자본 규제도 합리화

수정 2026-04-17 05:30

입력 2026-04-17 05:30

지면 11면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억원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 당국이 은행·보험업권 자본 규제를 완화해 총 99조 원 규모의 자금 공급 여력을 마련한다. 특히 중대형 금융사고에 대해서는 자본 규제상 불이익을 받는 기간을 10년에서 최소 3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로 약 1조 원의 과징금이 예상되는 금융지주·은행의 자본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5차 생산적 금융 대전환’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자본 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는 중대형 금융사고에 대해 은행이나 금융지주가 잡아야 하는 자본 리스크 비용을 덜어주는 안이 포함됐다. 구체적으로는 △3년 이상 자본 비용을 인식했고 △운영 리스크 순손실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 이상인 금융 사고를 위험가중자산(RWA) 산정에서 제외한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 사고가 발생한 사업에서 철수하거나 책무구조도 개선을 비롯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한 뒤 금융감독원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관련 소송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도 전부 해소해야 한다.

이에 따라 홍콩H지수 ELS 불완전판매로 과징금을 내야 하는 금융지주도 약 3년 뒤에는 자본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금융 당국에서는 과징금의 약 7배를 최대 10년간 RWA에 반영하도록 해왔다. 금융 당국의 추산에 따르면 금융 사고 관련 자본 규제 완화로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별 보통주자본(CET1) 비율 증가폭은 최대 0.26%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금융 당국은 은행이 해외 금융사에 장기간 투자하는 지분과 해외 점포가 보유한 이익잉여금을 RWA 산정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위는 스트레스 완충 자본 도입에 대해서도 “규제를 강하게 조이면 자본 공급을 제한할 수 있다”며 신중론을 보였다.

보험업권 규제도 푼다. 국민성장펀드를 비롯한 정책 프로그램에 투자할 때는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계산에 쓰는 위험계수를 49%에서 20% 이하로 완화한다. 위험계수가 20%인 인프라 투자 대상에 신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 기반 시설도 포함한다. 적격 벤처투자의 위험계수도 49%에서 상장주식 수준인 35%로 낮춘다.

사실상 사문화돼 있던 매칭 조정(matching adjustment)의 활용도도 높이기로 했다. 매칭 조정이란 보험사의 자산·부채 듀레이션(가중 평균 만기)가 일정 부분 일치하면 국채 대신 보험사의 투자 자산 수익률을 토대로 보험부채를 계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보통 국채는 투자 자산보다 수익률(할인율)이 낮기 때문에 매칭 조정을 이용하면 보험부채가 보다 낮게 잡히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현행 규제에서는 자산·부채의 현금흐름이 100% 맞도록 요구해와 사실상 매칭 조정 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금융 당국에서는 이번 규제를 통해 변동 금리 자산에 대해 10% 이내의 오차가 발생해도 매칭 조정을 허용하기로 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매칭 조정 규제를 완화해 국내 보험업권의 생산적 금융 재원을 확보한 바 있다.

금융 당국에서는 이번 조치로 은행권 기업대출 74조 5000억 원과 보험사 인프라 대출 24조 2000억 원을 포함해 총 98조 7000억 원의 자금 여력이 생긴다고 추산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번 조치는 일종의 정책 추경”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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