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중동 위기 장기화에 누적 재정 1.2조 투입키로[부산톡톡]
1차 3500억 이어 2차 추경 5508억
화물차·어선 등 생산·물류 현장 지원
기업엔 운전자금·원자재 구매비 제공
고유가를 ‘재생에너지 전환’ 촉매로
신평·장림·기장에 에너지 자립 추진
입력 2026-04-18 09:00
중동발(發) 복합위기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부산시가 초대형 재정 투입과 구조 전환이라는 투트랙 대응에 나섰다. 단기적으로는 고유가·고물가 충격을 흡수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산업 구조를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단순한 경기 부양을 넘어 ‘위기 대응형 경제 체질 개선’으로 정책의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8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1조2620억 원 규모의 비상경제 패키지를 전격 가동한다. 특히 5508억 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을 긴급 편성하고, 이 중 4853억 원을 민생 안정과 기업 지원에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중동 사태 이후 이미 3500억 원의 1차 추경을 집행한 데 이어 추가 재정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그만큼 현장의 위기 강도가 높다는 방증이다.
시는 이번 대책에 민생 안정과 기업 활력, 에너지 구조 전환 3대 축, 10개 과제, 34개 세부 사업을 담았다. 외부 충격에 대한 ‘방어’와 미래 산업 전환을 겨냥한 ‘공격’을 동시에 추진하는 복합 처방 성격이다.
우선 민생 분야에서는 고유가 충격 완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다. 화물차·마을버스 안전운행 지원과 어업·농업 면세유 인상분 보전 등 생산·물류 현장에 대한 직접 지원이 핵심이다. 산업단지 근로자 통근버스를 확대하고, 공공요금 동결과 생필품 수급 안정, ‘착한가격업소’ 인센티브 강화 등을 통해 체감 물가를 억제하는 장치도 병행한다. 총 4774억 원 규모다.
기업 부문에서는 ‘유동성 공급·수출 지원·공급망 안정’으로 이어지는 3단계 대응 구조를 구축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상 정책자금 5000억 원 추가 공급과 만기 연장, 원자재 공동구매 금융 신설 등으로 자금 경색을 막고, 수출 바우처 및 물류비 지원으로 대외 리스크를 완충한다. 동시에 조선기자재·자동차부품·섬유패션 등 주력 산업에는 공동 플랫폼과 원부자재 비축 체계를 도입해 공급망 충격을 줄이기로 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현장 대응 속도’다. 부산상공회의소 원스톱기업지원센터와 부산경제진흥원 수출 원스톱센터에 전용 창구를 설치해 기업 애로를 즉시 처리하고, 위기 기업을 선제 발굴해 자금·물류를 연계 지원하는 ‘패스트트랙’을 구축한다. 세제 측면에서도 납부기한 연장과 징수유예 등 유연한 대응을 병행한다.
이번 대책의 또 다른 축은 에너지 구조 전환이다. 고유가 위기를 ‘재생에너지 전환 가속’의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신평·장림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태양광 등 에너지 자립 인프라를 구축하고, 기장 일대에는 청정에너지 융합 허브를 조성한다. 가덕 그린에너지 시티와 주민 참여형 ‘햇빛소득마을’도 추진해 지역 기반 분산형 에너지 생태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위기 대응을 넘어 산업 경쟁력의 근간을 바꾸겠다는 시도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에 취약한 기존 산업 구조에서 벗어나 RE100 대응과 탄소중립 흐름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시는 중동 사태 발생 직후부터 22개 기관이 참여하는 비상대응반을 가동하며 일일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휴전과 충돌이 반복되는 불확실성 속에서 고환율·고유가·고물가 ‘3중 충격’이 장기화되자 보다 종합적인 처방이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이다.
박형준 시장은 “이번 대책은 민생 충격을 최소화하는 단기 처방과 경제 체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 전략을 함께 담았다”며 “재정과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지역경제의 방어막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 서울경제신문,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오늘의 연재
더 많은 연재오늘의 이슈
더 많은 이슈-
1,570개
-
108개
-
12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