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집’ 양도세 3.9억으로 4배 뛰어…종부세까지 적용땐 ‘패닉’
■장특공제 폐지…고가 1주택 시뮬레이션 해보니
중저가 주택은 되레 세 부담 완화
양도세만 개편 땐 매물 잠김 우려
종부세 장기보유 세액공제 손 볼듯
비거주 1주택 인센티브 축소 거론
수정 2026-04-19 23:37
입력 2026-04-19 18:56
이재명 대통령이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 고가 주택의 양도소득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양도세 장특공제만 개편할 경우 매물이 잠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만큼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의 장기보유 세액공제까지 함께 축소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통령의 장특공제 폐지 발언은 윤종오 진보당 의원의 소득세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윤 의원은 장특공제를 전면 폐지하되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생애 2억 원 한도 내에서 양도세를 공제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이 법안을 두고 “장기 실거주자에게 세금 폭탄을 안기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주택을 오래 보유했다는 것만으로 세금을 감면하는 것은 부적절하고 장특공제를 점진적으로 폐지하면 매물 잠김 등 부작용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어떤 식으로든 장특공제를 폐지하면 양도세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이 윤 의원안에 따라 시뮬레이션한 결과 취득가액이 20억 원인 아파트를 10년간 보유·거주한 후 40억 원에 양도할 때 현행 제도에서는 양도세로 9406만 원을 납부한다. 하지만 장특공제가 폐지된다고 가정하면 3억 9922만 원으로 3억 원 이상(4.2배) 늘어난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양도가액이 12억 원 이하면 양도세가 면제된다. 12억 원을 초과할 경우 10년 이상 보유·거주하면 초과분 차익의 최대 80%(보유 40%, 거주 40%)에 대해 장특공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장특공제를 폐지하는 대신 1인당 평생 2억 원 한도의 세액공제로 대체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장특공제가 고가 주택 집중 현상,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수요를 부추겨 집값 상승을 촉진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다만 중저가 주택은 세 부담이 줄어들거나 면제될 수 있다. 취득가액이 7억 원인 아파트를 10년간 보유·거주하고 15억 원에 양도할 때 현행 제도에서는 348만 원인 양도세가 개정안 통과 시 공제 한도(2억 원) 내에서 처리돼 납부액이 0원이 된다.
물론 이는 윤 의원의 안일 뿐 정부의 공식 정책은 아니다. 정부는 비거주 투기자에게 더 무거운 세금을 물리는 방안으로 제도를 설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거주하지 않고 보유만 하는 소위 투기성 주택에도 공제가 적용되는 것은 과도하지 않느냐는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주택 장기보유자에 대한 세금 감면 축소가 종부세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지적한 “거주 여부와 무관하게 장기 보유만으로 세 부담을 낮춰준다”는 문제 인식에서는 종부세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는 공시가격이 12억 원을 초과해 종부세 과세 대상이 되는 1세대 1주택자에게 보유 기간과 연령에 따라 종부세 산출세액에서 일정 비율을 공제해주는 제도다. 장기보유 공제의 경우 1세대 1주택자가 보유 기간 5년 이상 요건만 충족하면 △5년 이상~10년 미만 20% △10년 이상~15년 미만 40% △15년 이상 50%를 종부세 산출세액에서 차감한다. 고령자 공제는 만 60세 이상인 경우 △60세 이상 65세 미만 20% △65세 이상 70세 미만 30% △70세 이상 40%의 공제율이 적용된다. 두 제도는 중복 적용이 가능하며 합산 공제 한도는 최대 80%까지다. 초고가 주택을 장기간 보유한 고령자의 종부세 부담을 크게 낮춰주는 대표적인 제도다.
문제는 양도세 장특공제가 보유 기간(3년 이상)과 함께 실거주 요건(보유 기간 중 2년 이상)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종부세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는 ‘실거주’ 요건이 별도로 없다는 점이다. 비거주 1주택자라도 최소 보유 기간(5년)만 넘으면 보유 공제와 연령 공제가 차곡차곡 쌓이는 구조다.
다만 정부는 종부세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 축소에 대해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적은 없다. 세제 당국 내부에서도 집을 팔 때 1회성으로 세금이 부과되는 양도세와 매년 재산에 붙는 종부세는 세제의 성격이 달라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신중론이 우세하다. 정부는 현재 종부세·재산세·거래세 등 부동산세제 전반에 대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개편 시나리오는 하반기에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이 대통령이 부동산 불로소득을 강하게 비판해온 만큼 종부세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도 결국 실수요자를 보호하는 범위 안에서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거주하는 고령의 1주택자에 대해서는 기존 공제율을 유지하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세액공제 인센티브를 낮추거나 요건을 까다롭게 하는 방안이 대표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종부세의 장기보유·고령자 세액공제는 양도세의 장특공제와 도입 배경과 과세 구조 등이 상이해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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