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특공 폐지, 매물 출하 보다 전월세 공급 충격 더 크다
단기적으로 매물 잠김 불가피
비거주 1주택자 실거주 전환 땐
전월세 생태계 붕괴 가능성
보유·거래세 종합적 고려 정책 필요
수정 2026-04-20 08:28
입력 2026-04-19 23:17
이재명 대통령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단계적 폐지를 언급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파장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매물 잠김이 심화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월세 공급이 급감해 임대차 시장 불안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장특공제가 폐지되더라도 고가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가 즉각 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양도세는 주택을 처분할 때만 부과되는 세금인 만큼 버티기에 나서는 집주인이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주택 매매가격이 상당히 올라 장특공제 혜택을 받더라도 양도세 감면액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계속 보유하다가 자녀에게 물려주는 선택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소희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전문위원도 “12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 주택을 보유한 비거주 1주택자가 장특공제 혜택 축소만으로 매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며 “비거주 상태에서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자산가치가 높은 주택일 확률이 높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취득세·대출 규제와 맞물린 매물 잠김도 문제다. 고가 주택 소유주는 장특공제 폐지 전 양도세 혜택을 받아 매도하더라도 취득세 부담과 대출 한도를 고려하면 같은 가격대 주택으로 이동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정책 의도와 달리 오히려 거래 공백이 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더 큰 우려는 임대차 시장이다. 비거주 1주택자들이 장기 거주 요건을 갖추기 위해 본인 소유 주택에 들어가면 전월세 공급이 급감할 수 있어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학술적으로 비거주 1주택자를 ‘분리가구’라고 하는데, 이들이 전체 가구의 5%를 차지한다”며 “실거주 전환으로 이 연결 고리가 끊기면 전월세 가격 폭등은 물론 임대차 생태계 자체가 멈출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대통령·정부 의도대로 1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고 매수자들이 모두 실거주에 나선다면 전월세는 사실상 사라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전문위원도 “비거주 1주택자들이 실거주를 위해 세입자의 계약 갱신 요구를 거절할 경우 전월세 물량 감소와 맞물려 임차인들의 주거 수준도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겸임교수 역시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인상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자기 집으로 들어갈 유인이 더욱 커졌다”며 “전월세 물량은 급격히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양도세·보유세와 함께 거래세 인하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에 이어 장특공제 폐지와 보유세 강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취득세 인하 등 보완책 없이는 시장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세금 정책을 거래세와 보유세로 나눠 종합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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