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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천장고 2.6m, 비강남은 여전히 2.3m…‘층고 양극화’ 심화

강남권 2.5m 넘어 2.9m까지…비강남·지방은 2.3m 기본

압구정 2구역, 천장고 2.9m 위해 층수 70→65층으로 낮춰

“공사비 0.2~0.6% 추가면 충분”…조합이 사업성 택한 결과

천장 높이려면 입주 후 수백만원…패키지 옵션은 2000만원 육박

주거 품질 격차, 지역 간 집값 양극화 심화 우려

수정 2026-04-20 09:00

입력 2026-04-20 07:20

지면 20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연합뉴스

건설업계의 아파트 고급화 경쟁이 천장 높이(천장고)에서도 뚜렷한 지역 격차를 낳고 있다. 강남권은 2.5m를 넘어 2.9m까지 치솟는 반면, 비강남·지방은 법정 최저 기준에 가까운 2.3m에 머물러 있다.

19일 서울경제신문이 올해 분양한 주요 아파트 모집공고를 분석한 결과, 서울 비강남권과 수도권 아파트 대부분의 기본 천장고는 2.3m로 설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대문구·영등포구, 경기 구리시, 인천 부평구·남동구 등이 해당한다.

SK에코플랜트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1구역을 재개발한 ‘SK의 서울 첫 하이엔드’ 단지 ‘드파인 연희’도 기본 천장고는 2.3m다. 거실에 우물천장을 적용할 때만 최고 2.41m로 올라간다. ‘더샵 신길센트럴시티’(영등포구)와 ‘구리역 하이니티 리버파크’(경기 구리시)도 같은 수준이다.

반면 강남권은 이미 2.5m 이상이 표준처럼 자리 잡았다. 올해 1월 입주한 ‘잠실 르엘’은 기본 천장고가 2.6m다. ‘래미안원펜타스’는 2.55m, ‘메이플자이’와 ‘디에이치자이개포’는 각각 2.5m로 설계됐다. 최근 서초구에서 분양한 ‘아크로 드 서초’와 ‘오티에르 반포’는 2.4~2.5m이며, 경남 창원의 랜드마크를 표방한 ‘창원자이 더 스카이’도 2.4m를 기본으로 삼았다.

양극화가 가장 두드러지는 사례는 압구정 2구역이다. 이 단지는 천장고를 2.9m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최고 층수를 70층에서 65층으로 낮추기로 했다. 조합원들이 가구 수 확대 대신 주거 환경과 자산 가치를 택한 결과다. 현대건설도 이에 맞춰 2.9m짜리 통창 알루미늄 섀시로 한강 조망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바꿨다.

현행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칙’은 거실 반자 높이를 2.2m 이상으로 규정한다. 2014년 법 개정 이후 국내 아파트 표준은 2.2~2.3m였지만, 최근 강남권과 지방 하이엔드 단지를 중심으로 2.4m 이상 설계 경쟁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천장고를 10㎝만 높여도 개방감이 크게 달라진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그러나 공사비 부담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전체 층고는 그대로 두고 천장고만 높이면 설비 배치 변경과 슬림 덕트 적용 등으로 공사비가 0.2~0.6% 늘어나는 데 그친다. 건물 전체 층고를 높일 경우 1~2% 상승하기 때문에 동일 층고 내에서 천장만 높이는 방식이 대세로 굳어지는 추세다.

비강남·수도권이 2.3m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사업 구조적 이유가 있다. 조합 입장에서는 제한된 층수와 층고 안에서 일반분양 가구 수를 최대한 늘려 사업성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이 과정에서 천장고는 후순위로 밀린다. 강남권·하이엔드 단지가 가구 수보다 품질을 선택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의사결정이다.

부담은 고스란히 입주자에게 돌아간다. 2.3m짜리 아파트에 입주한 뒤 우물천장으로 교체하고 조명 공사까지 추가하면 전용 84㎡ 기준 300만~500만 원이 필요하다. 건설사 옵션으로 시공하는 경우도 있지만, 발코니 확장 등 다른 항목과 묶인 패키지로만 선택할 수 있어 실질 부담은 더 크다. 올해 입주한 수도권의 한 단지에서는 우물천장을 만들려면 수입 주방가구·독립형 후드·세라믹 상판 등을 묶은 유상 패키지를 선택해야 했는데, 비용이 59㎡는 1684만 원, 84㎡는 2104만 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조합은 향후 자산 가치를 최우선에 두기 때문에 천장고에도 적극 투자하지만, 비강남권은 당장의 분양 수익이 우선이라 천장고 개선은 뒷전”이라며 “결국 주거 품질 격차는 지역 간 집값 격차를 더 벌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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