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인당 133건…檢 미제 이첩땐 민생수사 더 밀려
■업무부담 한계 봉착한 警
2021년 100건서 4년새 32% ↑
미제 피의자도 석달새 3만명 늘어
공소청 90일 수사 후 미종결 땐
경찰·중수청으로 이첩 불가피
수사 지연·암장 등 부작용 우려
수정 2026-04-24 17:06
입력 2026-04-20 17:41
지난해 경찰 1인당 사건 수가 133건을 넘어서는 등 수사 현장의 업무 부담이 한계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 해마다 늘고 있는 검찰 미제 사건까지 경찰에 이첩되거나 보완 수사 형태로 넘어올 가능성이 커지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찰 1인당 사건 수(접수 기준)는 133.8건으로 집계됐다. 경찰 1인당 사건 수는 2021년 100.8건에 그쳤지만 2023년 110.4건, 2024년 127.7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는 133.8건까지 치솟았다. 4년 새 32.7% 급증한 셈이다.
현장에서는 이미 업무 과중이 일상화됐다는 토로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야근을 밥 먹듯이 하면서 퇴근이 보장되지 않는 삶이 오래전부터 일상이 됐다”며 “경찰 내부에서는 사건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는 것이 피의자와 피해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배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인력이 보충되고 있기는 하지만 수사 경력이 거의 없거나 1~2년에 불과한 인력이 대부분”이라며 “일주일에 압수수색만 3건씩 처리해야 하는 등 경험 많은 수사관에게 업무가 몰리는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이 같은 경찰의 과중한 업무가 앞으로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해마다 증가하는 검찰 미제 사건이 검찰청 폐지 이후 경찰로 대거 넘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3월 기준 검찰 미제 사건 피의자는 18만 8625명에 달했다. 지난해 말 15만 7558명과 비교하면 불과 3개월 만에 3만 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사기 등 민생 사건의 미제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3월 기준 사기 사건 미제 피의자는 4만 843명으로 지난해 3만 4586명보다 6000명 이상 증가했다. 폭력 사건 미제 피의자는 1만 6242명으로 지난해 1만 3035명보다 늘었고 성폭력 사건 미제 피의자도 5112명으로 지난해 4292명보다 증가했다.
대검 관계자는 “공소청법 부칙에 따라 검사가 수사를 개시한 사건 가운데 공소 시효가 임박했거나 사건의 성질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향후 마련될 대통령령에 따라 공소청 등이 90일 범위 안에서 수사를 수행할 수 있다”며 “그 기간 내 종결되지 않은 사건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소관 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소청이 일부 사건을 한시적으로 맡더라도 종결되지 않은 사건은 결국 경찰이나 중대범죄수사청 등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뜻이다.
법조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검찰 미제 사건 상당수가 경찰로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정기관 내부 사정에 밝은 한 법조계 관계자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수사 범위가 6대 범죄로 제한된 상황에서 검사의 보완 수사권까지 폐지되면 검찰 미제 사건의 80%가량이 경찰에 이첩되거나 보완 수사 요구 형태로 넘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업무가 과중한데 사기 등 민생 고소·고발 사건 수사가 1년 이상 지연되거나 경찰이 피의자·피해자 측 변호인에게 사실상 알아서 증거를 수집해 오라고 요구하는 사례가 더 늘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일부 현장에서는 검찰이 요구한 보완 수사 내용을 경찰이 변호인에게 그대로 보여주며 이에 맞춰 자료를 준비해 오라고 하는 비정상적인 사례도 나타난다”며 “90일의 한시 수사 기간이 끝난 뒤 경찰 내부에서 이른바 ‘사건 폭탄’ 사태가 현실화하면 수사 지연과 부실 수사, 억울한 피의자·피해자 발생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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